말리와 나 - 세계 최악의 말썽꾸러기 개와 함께한 삶 그리고 사랑
존 그로건 지음, 이창희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페이지를 여는순간 보인 강아지의 모습만봐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읽지않아도, 이미 이별하는 순간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가슴부터 메어왔기 때문에,
나는 망설일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분은 그래서 이 책과 인연을 맺고 싶었다고 하지만, 사실 나는 정반대였다.
강아지는 일찍 죽는다.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강아지는 짧은 생애동안 너무나도 잔인할만큼 깊은 사랑을 보여주고 간다.
이별하는 순간을 어떻게 마음아파서 읽어넘길까...책표지만 봐도 눈물이 왈칵 나오는걸....
이 책을 구매한다는 것은 나로선 '무모한 도전'이라 생각을 했고(하지만 저 귀여운 얼굴을 어찌 외면하리!)
책표지를 보자마자 남편도 같은 생각을 했는지'읽지마!'하고 명령을 했을 정도이다.
그래서 사실 구매한 후에도 차마 읽지못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오늘에서야 책을 보게 되었다.

하지만 내용은 예상외로 '까불이 미친(?) 강아지 말리'이야기로 경쾌하고 즐겁게 풀어냈다.
작가가 필력과 유머감각이 대단하여, 말리와의 우당탕탕 생활을 아주 재미있게 묘사를 해냈기 때문이다.
나도 까불이견을 키워봤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말리처럼 덩치가 좋은 개라면 더욱더 일은 커지곤 한다.
꼬리만으로도 죄다 쓸어버리는 그 힘이라니!
그러한 과정을 저자는 아주 즐거운 회상으로 써내려갔다.
읽는동안 많은 부분 상상이 저절로 되기도 했고, 많은 부분 공감을 하며 보게되었다.
말리는 씩씩한 강아지였고, 천방지축 말썽꾸러기였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든든한 가족이었다.
아이들을 보살피고, 사람을 좋아하며, 식탐많은 말썽꾸러기지만 귀여운 말리.
그렇게 까불쟁이 말리가 아기가 기어다닐때는 몸을 받쳐주고,
털을 쥐어뜯어도 가만히 있었다는 말을보면 과연 개가 가족이냐고 묻는것조차 우스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어느 강아지가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너무 쉽게 강아지를 버리는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꼭 한 번 의미를 되새기도록 해주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은 개를 키우는 사람이면 아마 누구나 한 권은 쓰고 싶었을 그런 책이며,
개를 키우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자연의 잔인한 유한성(작가는 그렇게 표현했다)은 인간에게도 적용이 된다.
어떻게 죽을 수 있는지 그나마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인간뿐이지 않을까?
말리의 죽음을 보면서 나의 인생과 가족에 대해서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개를 거둬준다거나 키운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만이다.
사람이 동물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동물은 서로 사랑하며 함께 살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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