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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형제 12
츄야 코야마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1년 7월
평점 :
중학교 무렵엔가, 처음 닥터 슬럼프 연재되는 제일 시시했던 1편, 그걸 봤을때의 내마음.
그리고 성인이 되어 슬램덩크를 봤을때의 내마음,
뒤늦게 기생수를 봤을때의 내 마음.
그리고 최근에 이 우주형제를 한권 한권 사서 볼때마다 드는 요런 마음,
내 마음을 탁 치고 들어와서 제 안방처럼 차지해버리는 요 엄청난 작품들을보면
왜 나는 이런걸 생각하지 못했지 왜 우리나라에서 이런 작품이 아직 안나왔지하면서
막 얄미워지는 이런 알 수 없는 마음들.
이 우주형제는 그림이 멋진것도 아니요, 개그가 뛰어난것도 아닌데
우주를 좋아하는 내 마음 한구석을 탁 틀어쥐고 '이래도 안볼테냐?'하고 외치고 있다.
일본 만화책은 작가가 꽤 많은 준비를 하고 전문성을 담으려고 노력을 한다.
사실 전문가가 보기엔 더 웃길수도 있겠으나, 비 전문가인 독자들이 보기엔
충분히 납득해버릴 아주 절묘한 구성을 가지고 마음을 빼앗곤 한다.
이 우주형제역시 우주로 향하는 인간의 미욱한 마음을 잘 표현해낸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이뤄지는 이러한 일들은, 적절히 사실과 허구가 섞여있다.
사실, 이제 지구는 더이상 달로 향하지 않는다.
아마도 달에서는 더 이상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을 한것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기껏 달에가서도 걷다가 오고 월석을 얻어다 분석을 하는것 외에는 별로 할일이 없는데다가,
인공위성의 발달과 카메라의 발달, 통신 기술의 발달로 굳이 가지 않아도
우리는 달의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달이 뒷걸음치며 매해 도망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후후~)
어쨋거나 그러한 사실들은 저너머에 과감히 묻어버리고,
이 책은 달로 향하는 형제들을 그려내고 있다.
이번편에서는 히비토가 달에서 돌아왔다.(스포라서 안쓰고 싶지만 책소개에 나왔으니 써도되겠지)
돌아올때에는 거대한 패러슈트가 펼쳐지면서 지상에 내려오게되는데,
이 기술이 러시아에는 있지만 미국에는 없었다고 한다.
그 이유가 미국이 달에 다녀올 당시엔 나사에서 준비해서 달에 다녀온 것이 아니라
패러슈트를 디자인한 기술자들은 다른 회사 직원이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내용과 함께 뭇타는 동료들과 패러슈트에 관한 테스트를 받기때문에
두개의 얘기가 잘 맞물려서 돌아간다.(구성도 참 잘한 듯 하다)
이 책은 달에서 돌아왔다.가 아니라 내가 궁금했던 무언가를 꼭 얘기해준다.
달에서 돌아와서 위풍 당당하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한 우주인들.
하지만 사람들의 시야에서 벗어나자마자 중력을 견디지못하고
후들거리는 다리가 보였을까 걱정을 하는 장면이나온다.
그 상태에서 아이라도 번쩍 안아주는 순간 근육 파열이 온다고 하니,
그래, 이 만화의 참 맛은 그저 멋드러진 겉모습이 아니라
요런 숨은 이야기를 맛나게 풀어내는 방식에 있을 것이다.
이번편에서는 뭇타형제들이 꿈을 꾸게 해주었던 샤론 아줌마가 등장한다.
샤론아줌마는 달기지에 거대한 망원경을 세울 계획을 만든다.
크흑~!!! 이것이라면 불과 얼마전에 했던 3D영화 '허블'하고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가.
물론 허블은 달에 세운것이 아니라 지구 근처에 지구와 함께 돌게 만드는 것이지만,
지구의 공기가 가로막는 밤하늘이 아니라, 우주가운데에서 바라보는 깨끗한 우주를
그대로 직접 볼수 있다는 점에서는 샤론 아줌마의 꿈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해서 우리는 한걸음 더 우주의 신비에 다가갈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실제와 상상이 뒤섞여있으므로, 분리해내는 데에는 조금 공부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을 보고 있으면 자꾸 우주에 대한 꿈을 꾸고 싶은 것은 어쩔수가 없다.
스포는 하고싶지 않지만,샤론이 상태가 좋지 않다.
어쩐지 서글픈 마음이 든다.
우주를 꿈꾸는 자도, 그저 유기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슬픈 현실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