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츠바랑! 1
아즈마 키요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요츠바랑'이라는 제목이 너무 어려워서 무슨뜻인가 궁금했었다.
책을 펼쳐보니, 아하~ 'with요츠바' 혹은 '요츠바와 함께' 이런 의미였다.
요츠바는 아주 귀여운 아이이다. 아울러 그 어색한 말투가 웃음이 터져나오게 한다.
그런데 자꾸 내 아이를 떠올리는 뭔가가 있다. 그게 뭘까, 그게 뭘까....
남다른 애정으로 이 책을 한권 한권 사모은 배경에는 이러한 궁금증이 함께있었다.

요츠바가 남같지 않은 이유. 그건 요츠바의 언어선택과 말투이다.
요츠바의 말투는 자연스럽지 않고 단어 나열이 되어 뭔가가 어색하다.
그 이유는 곧 밝혀졌는데, 요츠바는 외국에서 아빠가 데려와 딸처럼 키우는 아이이다.
그래서 말이 서툴지만 아주 밝고 귀엽다.
그리고 그 어색해서 재미있는 그 말투는 우리 아이의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이런 아이가 주변에 있었던 것일까?
이 작가의 관찰력일까 상상력일까 몰라도 정말 기가막힌 대사 선택에 놀라웠다.

우리 아이는 어려서 유아영어를 했다.
영재가 아닌이상 언어지연과 문제점이 필수로 따라붙는것은 당연지사인지,
우리 아이는 큰 언어혼란을 겪으며 우리말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했다.
그 과도기에 힘들게 서있던 우리 아이의 말투가 꼭 요츠바의 말투와 닮아있다.
그 시절은 내게도 아이에게도 힘든 시절이었지만,
서툰 말투를 힘겹게 내뱉는 아이는
누가 뭐래도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아이였다.
내 딸아이 같은 요츠바, 그런 점이 요츠바를 더욱 사랑스럽게 해준다.

이 책은 전작인 아즈망가대왕과는 분위기나 느낌이 매우 다르다.
아즈망가 대왕도 사랑스러운 소녀시절로 가득했지만-어디가 사랑스러워! 할 정도로
열혈 개그소녀들이지만 말이다- 이 요츠바도 아주 사랑스러운 어린이의 향내가 가득하다.
아이가 없는 사람들은 이 만화가 어떻게 보일까?
만화적인 느낌의 어린이 요츠바의 개그만화처럼 보일까?
이젠 한 아이의 엄마이다보니 문득 궁금해진다.

내가 보는 요츠바는, 엄마로써 바라보는 어린이 요츠바는
밝고 명랑하고 귀여우며 아주 사랑스러운 어린이이다.
만화적인 아이가 아니라 실제로 있는 내 딸아이를 닮았기에 더욱 사랑스럽다.

이 만화에서 아즈망가의 향내를 찾으려 한다면 뭔가 아쉬울 듯 하다.
이 만화는 아즈망가에 비해 좀 더 잔잔하며, 좀 더 부드럽다.
4컷 만화가 가지는 강렬한 인상이나 재미있는 요소에 비해,
이 만화는 드라마처럼 순서에따라 천천히 전개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즈마 키요히코의 개그 정신은 살아있다.
여전히 작가의 센스 100%로 요츠바를 따라 웃음보따리를 짊어지고 따라가게 된다. 

한 때 만화가를 해보겠답시고 꿈꾸던 나로서는,
작가의 따라갈 수 없는 센스를 만나면 말 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지곤 한다.
'내가 이 길로 들어서지 않은게 다행이구나...'하는 마음과
'나라면 과연 이렇게 끌어갈 수 있었을 것인가?'하는 작가적 시점에서 작품을 보기도 한다.
그런 관점에서 요츠바와 옆집 세자매, 그리고 아빠친구 점보까지
등장인물이나 주인공의 상황에서 내려다 볼 때
이 작품은 딱히 생각나는 별다른 에피소드가 없어보이는데도
늘 재미있고 맛깔나게 이끌어가는 작가의 역량이 놀라울 뿐이다.
보면 볼 수록 사람사는 맛이 새록 새록 묻어나는 이 만화는,
순정만화라고 전체적으로 통칭하던 한 덩어리에서 벗어나서,
개그순정만화라고 칭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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