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삶에서 낭만적인 영역만큼 운명적 만남을 강하게 갈망하는 영역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영혼을 헤아리지 못하는 사람과 어쩔 수 없이 잠자리를 함께하는 일을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언젠가 꿈 속에 그리던 남자나 여자와 마주치게 되는 것을 운명이라고 믿는다면 용서 받을 수 없을까?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그리움을 해소해 줄 존재에 대한 미신적인 믿음은 용서 받을 수 없는 것일까? 우리의 기도는 절대로 응답받을 수 없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비참한 순환에는 끝이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만에 하나 하늘이 우리를 가엾게 여겨서 우리가 그리던 왕자나 공주를 만나게 해준다면 그 만남을 단순한 인연의 일치로 치부해 버릴수 있을까? 한번만이라도 이성의 검열에서 벗어나서 그 만남이 우리의 낭만적인 운명에서 정해진 필연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할 수는 없을까?
...이제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난 너를 만났것이 운명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볼 때가 있다.
분명 너는 나를 만난것을 일생의 큰 실수나 생기지 말았어야 할 일중의 하나였겠지만 말이야.
이별이 무엇인지, 그 이별의 고통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한채 날 두고 가버린 너를 두고 운명적 만남이었다고 하면 바보같은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넌 나의 운명이야.
이제는 볼 수없는 사람이 되어버렸고 이을 수없는 사랑이 되어버렸음에도 여전히 나는 너를 그리워하고 하루에도 골백번 너를 생각하는 거 보면 말야, 더 지독한건...여전히 잠자리에 들때 품에 들어찬 벼게에다 너의 이름을 부르고 사랑해라는 말을 내 귀에 또렷히 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말을 해야 하루를 마친 안도감을 느끼거든.
그래서 하는 이야기인데, 아무래도 넌 나의 운명인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