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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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발굴단


         본 코너에서는 제가 읽은 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들을 기록합니다.

왜 선정했는지 뭐가 좋았는지에 관한 제 의견이나 코멘트를 따로 덧붙이지 않고,

단순하게 기록에만 집중합니다. 제가 추려낸 부분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호의를 받을 마음이 없었을 뿐이다. 경험이 가르친바, 호의는 믿을 만한 게 아니었다. 유효기간은 베푸는 쪽이 그걸 거두기 전까지고, 하루짜리 호의도 부지기수였다. 고마워하며 사양하는 게 서로 낯이 서는 길이었다. p.43


승환은 궁금했다. 냉정과 공황, 어느 쪽이 연기였을까. 후자라면 영제는 치과의사가 아니라 배우가 됐어야 했다. 만에 하나 공황이 실제 상황이라면, 이해할 수는 없지만 설명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주먹으로 자기 딸을 사랑하는 성격이라고. p.191


아버지는 그에게, 강도를 만나면 지갑을 던지고 튀라고 가르쳤다. 봉변을 모면하는 가장 실용적인 방법이었다. p.193




"어려서부터 다짐한게 있어. 나는 내 아이한테 우리 아버지처럼 하지 않겠다고" p.242


그녀가 생각하기에, 스트레스는 겁쟁이의 변명이었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은 압박의 운명을 짊어진 존재였다. 생존을 위협하는 것은 피 터지게 싸워 거꾸러뜨려야 마땅했다. 하다못해 침이라도 뱉어줘야 했다. 그것이 그녀가 '사는 법'이었다. pp. 242-243


"한 집안의 희망이 된다는 것, 가족의 희생을 담보로 대학에 다닌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세요?" p.323


어머니는 아들이 엘리트가 되기를 원했다. 어머니의 선택은 그의 선택이었고, 그의 실패는 어머니의 실패였다. 어머니는 그가 야구를 그만둔 이듬해에 느닷없이 돌아가셨다. p.323


절대로 애비처럼 안 산다며? 살아보니 넌 별 수 있든? p.330






내겐 신이 나를 구원하지 못하게 할 자유가 있네. 내가 기다리는 건 구원이 아니라 운명이 나를 놓아주는 때야. 삶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워지는 순간..... p.471


최현수라는 저 거한의 세상은 어째 이리도 좁은 것일까. 영혼은 수수밭 우물에, 삶은 철창에, 주검은 마티즈 운전석만큼 옹색한 관에 갇혀 있었다. p.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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