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갈리아의 딸들
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 히스테리아 옮김 / 황금가지 / 199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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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 발굴단


         본 코너에서는 제가 읽은 책에서 발견한 좋은 문장들을 기록합니다.

왜 선정했는지 뭐가 좋았는지에 관한 제 의견이나 코멘트를 따로 덧붙이지 않고,

단순하게 기록에만 집중합니다. 제가 추려낸 부분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아빠, 페트로니우스는 이제 페호(peho)를 해야 하지 않나요?  p.15


소년들은 그것이 끔찍하고 불편하며 페니스를 그 바보 같은 상자 속에 억지로 밀어 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오줌을 눌 때 특히 불편했다. 먼저 페호를 고정시키는 허리띠를 풀어야 한다. 허리띠는 치마 아래에 단단히 묶여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특히 처음에는 더듬어 찾아야 한다. 허리띠는 보통 너무 단단해서 피부를 파고 들었다. p.18


엄마는 잘생긴 움이었다. 그녀는 둥근 머리에 항상 짧고 곧게 서 있는 검은 머리카락을 지니고 잇었다. 오뚝한 코, 날카롭게 다듬어진 이목구비, 작고 꿰뚫어 보는듯한 옅은 파란색 눈동자, 꾹 다문 얇은 입술, 떡 벌어진 어깨와 단호한 몸짓. 그녀는 움직일 때, 항상 목적에 맞게 아주 효율적으로 움직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빨아들이는 듯했는데, 항상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다. 알고 있지 못할 때에도 그랬다. 움은 그렇게 해야하는 것이다. p.17



"자연의 욕설을 인정하는 것은 모든 문명의 임무다." p.25

 

"그래. 그는 우리 창조주 어머니의 좌우명, 강한 자는 약한 자를 보호해야 하고 자연의 불공평함을 치유하는 것은 모든 문명의 임무라는 것에서 출발했어. 거기까지는 잘못된 게 없지. 그런데 거기서 출발해서 맨움해방주의 전선으로 나가서는 맨움들은 실제로 움들보다 강하다고 말하다니! 미즈 보솜비, 내가 참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라네! 우리 문명의 위대한 업적은 맨움을 생명의 과정에서 적절한 위치에다 놓은 후 신체적 힘이 성별에 따라 정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한 거지. 학교에서 뭘 가르치고 있는 건가? 학교는 백 퍼센트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p.72



"예, 바로 그렇게 말했어요. 동물의 왕국(queendom)에서 가장 지능적인 동물인 물고기처럼 평등하죠. 하지만 우리는 쓸모없다고 해서 맨움을 죽이거나 하지는 않아요. 문명은 맨움이라는 종을 활용할 방법을 찾아왔어요. 그 점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위대함이죠. 맨움은 자연 상태에서 그들이 차지했던 쓸모없는 위치에만 머무르지 않게 된거죠. 그래서 인간 사회에서 맨움은 그들 존재에 대한 정당성을 갖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거예요. 말하자면, 그들은 살 권리를 갖게 된 것이죠. p.139



"(…) 수탉, 황소, 수퇘지,숫양이나 수말의 실질적인 용도는 무엇일까요? 왜 농장 사람들은 모두 수컷이 태어나면 그렇게 실망할까요? 그것들은 모두 도살용이죠. 인간에게 고기를 공급하는 데에만 유용할 뿐이에요. 몇 마리는 번식을 위해서 기르는데 너무나도 자주 말썽을 일으켜 우리 안에다 밧줄로 묶어놔야 해요. 그렇지만 암컷의 경우는 다르죠.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영양을 제공하는 것은 암컷이지요. 그래서 우유, 달걀과 같이 순전히 암컷의 몸에서 나오는 것들만 인간이 이용할 수 있어요. 수컷은 이만큼 기여하는 바가 없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가치가 없어지는 거죠. 다른 한편으로 수컷은 번식의 기능 이외에 오락을 위해,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이용되기도 한답니다. 과거에는 황소씨름이나 수탉싸움이 있었어요. 지금은 수탉의 횃소리 경연대회와 수퇘지 경주대회가 해마다 가을에 있지요. 그것을 제외하면 수컷은 쓸모가 없어요." p.140


정자는 수치의 근원인데 왜 월경은 힘의 원천이 되었을까? 왜 이렇게 된 거야? 어떻게 그렇게 됐지? p.239


그리고 맨움해방연맹에서 이런 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들은 부성보호 때문에 갖게 된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또한 동시에 작업장에서의 평등을 요구할 수는 없다. 아이를 생기게 하는 것과 그 책임에서 벗어나 재미있을 것 같은 모든 일을 하는 것, '꿩' 먹고 '알' 먹고 할 수는 없다!'

  그것이 우리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다릅니다. 현실에서 움은 두 가지를 다 하는 반면, 맨움은 꿩도 먹지 못하고 알도 먹지 못합니다. 맨움은 이제야 겨우 꿩을 먹거나 그렇지 않으면 알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pp.31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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