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속 글쓴이는 대학에서 돈 안 되는 공부만 열심히 골라 했다고 한다.)

※PC버전으로 감상하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오늘은 어떠십니까? 아. 남들보다 뒤 처진 것 같아 불안하다. 매일매일 무의미하게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하다. 또 주변사람들 기대에 못 미칠까봐 숨이 막힐 지경이군요. 무얼 위해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 가면서도 다른 도리가 없어 하고 계신다.

 

  하는 일마다 잘 안돼서 위축되고, 아주 단순한 일상생활에도 잔 실수가 잦아지니, 무얼하든 내 자신부터 의심이 가는 군요. 남들은 저렇게 행복하고 다들 열심인 것 같은데, 그에 비해 내 자신은 한없이 초라하죠? 남들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데, 자기비하는 멈출 줄 모르고.
 

  당신. 옛 영광과 무너진 자존감 사이에서 방황하고 계십니다. 지금 당장 방에서 나와 양지바른 곳에서 하루 30분, 따사로운 햇빛과 선선한 바람을 쐬면 조금 낫지요. 또 적당히 조용한 카페에서 향 좋은 커피한잔 앞에 두고 세상구경 역시 권하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루 한번. 아래의 마법의 주문을 ‘손 글씨’로 베껴 적을 것을 이 글을 읽는 당신께 처방합니다.

 

<주문>
  나는 실수투성이에 못난 구석이 많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다. 잘난 모습뿐만 아니라, 찌질 하고 겁 많은 모습도 나의 모습이다. 무엇하나 똑부러지게 못해도 나는 여전히 나를 신뢰한다. 잘난 사람 앞에 기죽지 말고, 못 한 사람 깔보지 않는다. 부족하지만 나는 내가 좋다. 다시 고를 수 있더라도 나는 나로 산다.
 

  나 자신만의 스타일을 가지고 살고 싶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다. 남들은 생각보다 내 생각 안한다. 주변사람 눈치보다 기회 놓치지 말자. 주저하다 후회하지도 말자. 자신에게 만큼은 솔직해져 본다. 인정 받으려 구걸하지 말자, 강요하지도 말자. 나는 타인의 기대와 인정 속 안정된 노예가 아닌, 내 몸과 마음을 지배하는 나 자신의 ‘불안한 왕’이다.
 
 
  신세한탄 하지 말자. 나 자신을 자기만의 드라마 속 비극의 주인공으로 끊임없이 포장하지 말자. 돈과 가난에 무덤덤해지자. 가난은 불편할 뿐 고개 숙일 이유 아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당당히 살자. 사람 죽으란 법 없다. 이제까지 돈 없어 굶어 죽은 적 없었다.
 

  되도록이면 당장한다. 하고싶은건 그냥한다. 물론 대부분 실패하겠지. 그러나 한다. 거절당하기 위해 다가간다. 실패하기 위해 시도한다. 예상치 못한 불행이 닥칠까 지레 겁부터 먹지 않는 것. 사서 괴로워하지 말자. 너무 마음쓰다 속 앓이 않겠다.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나는 적절히 대처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다. 미래를 예측하여 들지 말 것. 알 수도 없을 뿐더러, 막상 그때가면 미래는 달라져 있다.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 눈 앞에 있는 것에 집중해보자. 굴러온 행복에 불안해말고, 오늘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부디 종이가 아닌 그대의 가슴에 새겨지길 바라며. 인생에 한번은 시처럼 살아야 한다.



-2017년 9월 5일 @PrismMaker


※ 본 글은 2016년 부대신문 1490호 [청춘, 펜을 들다] 섹션에 실린 필자의 기고문 입니다.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http://weekly.pusan.ac.kr/news/articleView.html?idxno=3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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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dla2189 2017-09-05 2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있습니다! ^^

프리즘메이커 2017-09-05 21:1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빅대디 2017-09-05 2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처럼 살고 싶네요. 잘 읽었습니다.

프리즘메이커 2017-09-05 22:15   좋아요 0 | URL
까뮈 사진이 멋지십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