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열심히 수학문제를 풀고있는 동안, 나는 친구들 뒤에서 이 글을 적는다. 


 ˝엄마하고 나하고는 연결되어 있잖아, 그래서 아픈거야˝ 


  이 좋은 봄날에, 봄 기운이 꽃송이에 가득 맺힌, 밝고 따뜻한 날에 나는 이 책을 집었다. 글자가 무거웠다. 맑고 밝은 계절에, 생명이 역동한다는 이즈음에도 글자는 검었고 글은 탁했다. 







이 아이들도 봄 좋은지 알았겠지. 봄 내음 나리면 공부하기 싫고, 잔디밭 보면 주저앉고 싶고 그랬겠지. 훈풍에 봄볕 같은 아이들이 시린 물에 잠겼고 세상을 떴었다. 애석하게도 세상은 바닷물보다 더 차디찬 냉골이 됐다. 금요일엔 돌아오라니, 돌아왔으면 어제 만우절이라고 교복입고 하하호호 돌아다녔겠구나.


2년이 지났다. 속으로 아니 벌써?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내 마음도 여전히 병들어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있지? 언제고 변명않고 죽음을 가벼이 여기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는 두렵고 무섭다. 사실 자신, 없다. 다만 이 글로 죄책감을 좀 달랠 수 있을지, 나는 비겁하게 오늘도 세상 분위기 파악 못하고 혼자 공상에 젖어 있을 뿐이다. 부끄럽다.


장난기 어린 친구들과 장난기 어린, 자칭 선생인 내가 같은 공간에서 다른 생각을 한다. 부디 모두가 행복하길, 봄 날에 빈다. 나를 위해 우리를 위해. 잊혀진 사람들을 위해. 안녕히


               - 2016년 4월 2일 @PrismMaker


※ 본 에세이의 저작권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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