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너머로 달리는 말, 김훈

실망스럽다. 문장은 공허하고 묘사는 듬성듬성하며 세계관은 엉성하다. 문명도 유목도 아닌 것들 사이의 골격이 얼기설기 허술하게 짜여있다. 특히 여기저기 고대사들을 짜깁어 지어낸 가상의 문명수준과 거기에 호응하는 사회적 배경이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잡탕인데, 묘사가 귀찮아서였는지 묘사가 필요한 부분은 적당히 나레이션으로 ‘이러이러하다고 전해져 내린다‘ 정도로 떼우고, 불필요한 교접 묘사는 쓸데없이 자세한데 그 묘사가 너무 옛스러워 거북하다. 과거 글 잘쓰는 김훈, 그 압축된 문장의 진수와 세상과 역사를 읽는 탁월한 눈은 어디로 간것인가. 뭉뚝한 연필의 푸념만 적혀있어 아쉬울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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