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사해 (dts) - [할인행사]
오우삼 감독, 주윤발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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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저래 출장 관계로 지지난 주 상영작들 업로드가 늦었다.
누군가는 오우삼 연출작 중 최악이라고도 하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영화다. 뭐랄까, 헐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 영화들이 어느날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듯이, 이 영화 역시 그러한 느낌으로 쭈욱 남아 있다. 개인적으로는 온가족이 쌩뚱맞게도 같이 본 영화라 그런지 더 기억에 남는다. 역시나 다시 보았을 때, 내 기억 속의 영화와는 천양지차로 달랐다. 하지만, 조악하지만 우아한 무도회 장면이나, 어설프지만 멋들어진 적외선 그물망 피하는 장면(지금 미션 임파서블하고 비교하면 얼마나 우스운가,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리듬감이 뛰어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장국영과 주윤발의 앙상블, 그리고 종초홍의 매력... 시간이 지나도 또 보게 될 영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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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
서극 감독, 왕조현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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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포스트에선가도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서극은 홍콩영화에 있어서, 내 영화 편력기에 있어서 독특하고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타란티노 등의 열혈지지로 오우삼이 마치 홍콩영화의 대변처럼 돼 버린 지 오래지만, 감독으로서, 제작자로서 서극은 홍콩영화의 큰 흐름들을 만들어 냈으며, 지금도 스타일에 있어서 끊이지 않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나 <순류역류>에서 보여 준 도시 정글의 액션 시퀀스는 그 어떤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경지였다. 그런 그의 철지난 걸작을 다시 보았다. 이 영화 역시 가슴 속의 그림들과는 사뭇 달랐다. 분명 기억 속에는 무언가 매끈한 웰메이드이면서도 비주류적인 냄새를 풍기는 영화였는데, 다시 뚜껑을 열었을 때는, 조악한 CG와 얼토당토 않은 설법으로 가득찬 영화였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폭력성, 곧 그것은 종교가 가진 폭력성이기도 하며, 남성이 가진 폭력성이기도 하다. 그 무엇보다 이러한 비열함을 잘 표현한 영화가 아닌가 싶다. 그리고 거의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진, 왕조현이 급물살 속에서 아이(너무도 명확하게 인형임을 알 수 있는, ㅋㅋㅋ)를 들어올리며 허우적거리는 장면은 거의 <터미네이터2>를 연상시킨다. 장만옥의 매력은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고 보니 장만옥 시리즈 2탄이 돼 버렸네. 3탄은 <완령옥>이 아닐까 싶은데... 서극의 2탄은, 누군가 반납하지 않은, 그래서 다시 사든가 해야 할 <순류역류>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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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소림 (일명 소림사 3) - 홍콩영화 할인행사
유가량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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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사 1, 2는 제대로 나온 디비디가 없어서 우선 남북소림부터 샀다. 쭉 보고 나니, 위성방송에서 드문드문 봤던, 그리고 아주 예전에 비디오로 봤던 영화라는 걸 알았다.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앳된 이연걸의 얼굴. 거의 젖살이 안 빠진 듯한, 절에서 바로 내려온 듯한 살결은 거의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액션 시퀀스. 나만 그런 건지, 아님 당시 무술 영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권술이 나올 때는 너무 합을 맞춘 티가 많이 나는 것 같았다. 어쩌면 진짜 무술인들은 그렇게 싸우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혹은 요즘의 현란한 액션 시퀀스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 걸지도. 하지만 봉이나 칼을 쓸 때는 눈이 돌아갈 정도로 현란했다. 이소룡의 액션이 순간적인 힘과 기로 이루어진다면, 이연걸의 액션은 역시 부드러움에 장점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소룡 영화나 초기 성룡 영화를 볼 때도 느끼는 거지만, 독특한 웃음 유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혹은 이 시대의 영화들은 그러한 웃음이 필수라고 여겼던 것 같기도 하다. 이연걸 영화의 웃음은 아기자기하고, 이소룡 영화의 유머는 상당히 미묘하고, 성룡 영화의 웃음은 코미디의 본령을 추구하는 듯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자금성 같은 곳에서 벌어지는 연회 장면은 좀 지루하고, 드넓은 공간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인력 동원은 헛웃음만 나오게 한다. 차라리 널찍한 실내에서 짰더라면 꽤 멋있는 장면이 나왔을 법도 한데, 아쉽다.
언능, 소림사 1, 2를 제대로 봤음...
글고, 이 영화의 화면 리마스터링은 80년대 영화라고 볼 수 없을 만큼 훌륭하다. 개인적으로는 황비홍 시리즈의 화면 리마스터링보다 훨씬 낫다고 본다. 하긴, 쾌찬차나 프로젝트 A의 화질도 그닥 나쁘지 않았던 걸 생각해 보면, 황비홍 시리즈만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이연걸의 검술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용행천하>를 스펙트럼 이벤트 - HK contemporary collection 쿠폰 5장 보내 주면 하나 준다고 해서 보냈더니, 반송됐고, 다시 주소를 물었더니, 죄송하지만 작년 12월에 끝났단다. 그럼, 쿠폰에 좀 명시해 주든가... 입맛만 다셨다. 결국 내 돈 내고 사야 한다. 쩝... 그래도 이연걸이니까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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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 - 할인행사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안토니오 반데라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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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드 팔마, 이 양반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느낀 건 명성과 달리 오히려 상업적인 영화들에서였다. 언터처블, 캐리, 전쟁의 사상자들... 그리고 의외로 나를 꽈 조인 건 침실의 표적과 스네이크 아이, 였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갖고 팜므 파탈을 봤다. 뭐랄까, 스네이크 아이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왠지 폴 버호만의 쇼걸을 볼 때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됐다. 물론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쇼걸도 이 영화도. 세간의 혹평은 분명 억울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 설정은 이해가 안 된다. 뒷마무리는 충분히 대단했다. 그러한 아이러니, 혹은 기시감으로 영화를 마무리하는 설정은 꽤 멋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라는 설정이 준 헛웃음의 여파가 너무 컸던 걸까?
혹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강박관념 등의 원류를 너무 의식한 탓일까? 장르를 정공법으로 독파하는 드 팔마의 치기가 느껴지지 않는, 억지로 비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파탈'의 강도는 로미오 이즈 블리딩의 레나 올린을 따라올 수 없고, 긴박감은 드 팔마 자신의 영화들이나 포스트맨을 따라올 수 없으며, 팜므의 매력은 거의 쇼걸 수준이기에...
꿈 이후의 아슬아슬함은 분명 새롭다. 하지만 짜릿하지는 않다.
혹시 다시 보면 새로운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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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닝 데이 - 할인행사
안톤 후쿠아 감독, 덴젤 워싱턴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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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나오는 배우들만으로도 한 모양새 한다.
[리플레이스먼트 킬러]의 과도한 스타일링으로 적잖은 실망을 안겨 준, 더군다나 주윤발이라는 '동양' 배우에 대한 오해와 그에 걸맞는 액션 연출로 아쉬움을 남겼던 안톤 후쿠아 감독의 영화여서, 내심 불안불안했다.
아, 그런데 이 영화, 참 덥다. 뭐랄까, 에단 호크가 덴젤 워싱턴의 꼬임에 빠져 낮술과 대마초에 헤롱거리던 그 얄궂은 느낌처럼, 강하지도 선명하지도 않게 숨을 조여 가는 영화는, 결말에 가서도, 아, 덴젤 워싱턴이 진정 악인이었던 거야... 하는 기분에 찜찜하다. 서플을 보니, 감독 역시 후반부에 멕시코인들(인가?) 그들 집에서 덴젤 워싱턴의 차가 없어졌을 때 정말 관객들도, 아, 이 사람이 악인이었구나, 드디어 인정하게 되더란다, 하는 설명의 대목이 있는데, 그렇다.
단순히 선악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걸 떠나서, 스타일 자체가 목을 컬컬하게 만든다. 악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진짜 악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런데 에단 호크는... 그 사람은 어정쩡하게 선하다. 그게 답답하다. 어쩌면 일반인들의 내면이란 다 그러지 않을까.
입은 살아 있으되 몸은 어쩌지 못하는.
전형적인 버디 무비에서, 탈취 영화로, 그리고 되묻는 영화로. 모르겠다, 하지만 끈적거린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야 다시 볼 수 있을 것 같다.
두 주연배우야 말할 것도 없지만, 거의 비연기자 같은 다른 배우들, 너무 멋지다! 그래서 더 힘들었던 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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