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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므 파탈 - 할인행사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 안토니오 반데라스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브라이언 드 팔마, 이 양반 영화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매력적으로 느낀 건 명성과 달리 오히려 상업적인 영화들에서였다. 언터처블, 캐리, 전쟁의 사상자들... 그리고 의외로 나를 꽈 조인 건 침실의 표적과 스네이크 아이, 였다.
그리고 많은 기대를 갖고 팜므 파탈을 봤다. 뭐랄까, 스네이크 아이의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왠지 폴 버호만의 쇼걸을 볼 때와 같은 느낌을 갖게 됐다. 물론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쇼걸도 이 영화도. 세간의 혹평은 분명 억울한 면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 설정은 이해가 안 된다. 뒷마무리는 충분히 대단했다. 그러한 아이러니, 혹은 기시감으로 영화를 마무리하는 설정은 꽤 멋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이라는 설정이 준 헛웃음의 여파가 너무 컸던 걸까?
혹은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강박관념 등의 원류를 너무 의식한 탓일까? 장르를 정공법으로 독파하는 드 팔마의 치기가 느껴지지 않는, 억지로 비틀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파탈'의 강도는 로미오 이즈 블리딩의 레나 올린을 따라올 수 없고, 긴박감은 드 팔마 자신의 영화들이나 포스트맨을 따라올 수 없으며, 팜므의 매력은 거의 쇼걸 수준이기에...
꿈 이후의 아슬아슬함은 분명 새롭다. 하지만 짜릿하지는 않다.
혹시 다시 보면 새로운 걸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