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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 12장면 팩트체크 - 민주시민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
신봉석.정한식 지음, 차경호 감수 / 푸른칠판 / 2021년 6월
평점 :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다루면서 '팩트체크'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피해 사실을 몇 번이고 철절하게 다시 입증해 내라고 요구하는 기분이 든다.
특히 책에서 꼽은 12가지의 사례는 우리나라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근거로 들어서 설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서글프고 답답하다. 지정학적 요인으로 빚어진 외세의 침략과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보통의 시민들은 많은 상처와 공포를 가질 수밖에 없는 우리네 근현대사 속에서, 오히려 이 땅에서 권력을 쥐겠다는 자들은 서슴치 않고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여 '가짜뉴스'라는 말이 없을 때부터 세뇌되어 온 세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근래 수년간, 특히 고학년 남학생들 중에서 우리나라를 비하하고, 민주주의를 폄훼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특정 사이트의 왜곡된 코드와 미검증된 유튜버들의 자극적인 발언이, 사춘기의 저항심리와 강한 화학 작용을 일으키는 것이다. 근거와 도리에 의거하여 당연하다고 여길 사안마저, 묘한 의도를 띠고 따지고 드는 학생들과 역사 교육을 하는 현실에서 이 책을 만나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12가지 주제는 교육과정 안에서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할 충분한 여유가 있고, 책 후반부에 상당 부분 교육 활동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 교사에게 큰 도움이 된다. 청소년 대상으로 하는 역사서를 가공하여 수업 자료를 만들곤 했는데, 꼼꼼하게 기획된 다양한 수업 활동 등이 당장이라도 수업을 하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예전에 <살아있는 교과서> 등의 대안 교과서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오랜만에 좋은 책을 접하게 되어 기쁘다.
[본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 견해를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