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편의 에피소드가 연결되는 이 연작 소설은 퇴마사 보건교사를 내세운 유쾌한 활극이다. 소설에서 나오는 불행들은 실재하는 것들이다. 학생들의 자살과 탈선, 선생님들의 고민, 사회 문제까지. 이것들의 원인은 악령이고 보건교사 안은영이 그것을 처단한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이렇다. 안은영은 귀신을 볼 수 있다. 그중에서 나쁜 귀신은 무지개 칼과 비비탄 총으로 해치운다. 그래서 학생들이 구김살 없이 학교에 다니고, 학교의 불행이 없어지고, 사람들의 고민거리나 허리 통증이 줄어든다. 햐, 오랜만에 읽은 직설적이고 명쾌한 소설이다. 그렇담 착한 귀신은 어쩌는 것이느냐. 들어준다. 놀이터에서 머리를 다쳐 죽은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중학교 때 서로 아웃사이더라 기묘한 우정을 형성했으나 젊어서 크레인 사고로 죽은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살아서 자신의 사연을 말하지 못 하는 건 얼마나 한스러운 일인가.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안은영은 샤먼의 현대적이고 유머러스한 해석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도 어두운 책만 읽어 버릇 해서 그런가 가끔 읽는 유쾌한 소설이 더 빛나는 느낌이다. 학창시절 가끔 매 맞기만 하였으나 사실은 늘 보호받고 싶었던지라 더 애틋하게 읽힌다. 또한 "햇빛과 아이들은 우리 편이에요"이라든지 "그러니까 여자를 만나도 좀!", "니가 안 만나 줬잖아!" 같은 대사는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어려운 소설 읽으며 스트레스받기 싫은 사람에게 추천. 에로에로 에너지(읽으면 안다)로 힐링 받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 다만 글이 밝고 재밌어서 오히려 읽고 난 후 마魔가 낀 듯한 세상이 아쉬워지는 게 흠이랄까. 어쨌든 호러와 에로 중에 고르라면 나도 에로를 고를 테다. 에로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