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끝에 철학 - 쓸고 닦았더니 사유가 시작되었다
임성민 지음 / 웨일북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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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고 닦아서 사유가 됐다는 표지의 글과 그외에  수많은 청소도구 속에 끼워져있는 부처님과 꽃한송,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아이콘을 보며 왜 그 속에 있는지 알것 같아 풋웃음을 짓게 했다.
봄을 맞이하며 스스로 다짐한 것들을 확고하게 못박아 정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무척이나 컷다.

 

 

프롤로그의 직설화법으로 벌써부터 펜을 들게 했던 책은 정말 오랫만이다. 세상에 더렵혀진 무념무상의 나 자신을 말끔하게 청소해 내면 타인과의 어우러졌던 '나'가 아닌 진정한 '나'를 발견할 수 있다는 프롤로그의 한 구절이 그동안 쌓아왔던 인생의 해법을 찾은듯 너털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이른 아침 남편은 부지런히 회사에 가고 티격태격 전쟁을 치르듯 아이들까지 학교에 보내고 나면 어김없이 늦은 아침을 먹는 나는 버릇처럼 설겆이를 하고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를 하면서 청소를 한바탕 한다. 하지만 요즘같은 미세먼지가 가득한 날은 마음껏 문을 열지도 못해서 물걸레로 대충 닦은 다음 다시 청소기를 돌리고 또 다시 물걸레질을 한다.
이렇게 해야만 속이 후련해 지지만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거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자연스럽지만 뭔가 꺼림칙 한 적도 있고 청소기의 입구가 닫지 않았던 부분은 먼지가 그대로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도 조금 소홀해지면 인간 관계 속에서도 먼지가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어수선한 관계도 청소 끝에 나를 찾고 관계속에 힘들었던 상처도 아물게 된다는 게 저자의 청소철학이다.

걸레는 청소도구로 더렵혀진 것을 닦기위한 도구이다. 걸레는 자신이 더러워질 지언정 자신을 희생하여 빛을 발하듯 독자들도 간절히 자신의 빛을 잃지 않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들어가 있었다.
유쾌하면서 그럴듯한 청소철학의 재미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어 나 자신이 한 꺼풀씩 벗겨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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