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보통명사
조소담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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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예전 리트머스 종이처럼 어떤 것이든 몸을 적시며 세상이 변해가는 것을 바라보았다고 한다. 무척이나 의미심장한 말이였고 혹시나 현재의 나도 그렇게 살아가고 있으면서 힘들어하고 지쳐있는지 다시금 기억을 되새겨야 했다. 하지만 되새겨봐야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기에 바로 고개를 저으며 지금의 나를 생각했다.

표지의 그림이 무척 암울했다.
어떤 이는 붉은 불구덩이에서 헤엄쳐 나오고 싶지만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 같고 컵 속에 갇혀있는 이는 꽃도 메말라버려 좌절에 빠져 네거티브현상을 보는듯 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책속의 내용은 그렇게 암울하지만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랫만에 만난 산문집이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마음 한켠을 끄집어 내어 보여줄 수 있는 구절들이 꽤나 많아서 너무나 좋았다.
일상을 그저그렇게 보내면서 늦은 귀갓길에 맥주한캔을 따다 근처 놀이터에 앉아 한모금 들이키는데 무심코 마주친 고양이와의 만남은 무척 따뜻하고 부드럽게 위로가 되기도 했다.
흔한 일상인것 같음에도 이렇게 서정적이고도 은은하게 써내려가니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히 느껴졌기 때문이라 생각이든다.

책의 제목인 '당신이라는 보통명사'는 약 150자 정도되는 아주 짧은 분량의 글이다. 저자가 왜 이 글을 제목으로 삼았을까 의아했는데 책의 마지막까지 읽다보니 그때서야 이해가 갔다. '나'와 '당신'이라는 존재가 자기 자신을... 또는 상대가 나의 인생 어느 한 순간을 기억한다는 그런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소중하고 부드러운 메세지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복원되지 않을 인생이지만 누군가에게서 기억되는 삶의 한 순간들이 내가 아는 나, 내가 아는 당신, 당신이 아는 나에게 희망을 본 것은 아닐까 한다... 참으로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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