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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기자의 어느 금요일
최은별 지음 / 신아출판사(SINA) / 2017년 12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210230401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따뜻함이 그대로 전해오는 것 같다. 기차역의 플랫폼은 왠지 우리에게 만감이 교차하는 감정으로 누구에게는 만남일수도 있고 누구에게는 기쁨의 여행기도하고 또 누구에게는 헤어짐의 슬픈 기억으로 남을 공간이기도 하겠지만 제목으로 봐서는 '시인과 기자'라는 두 인물의 만남을 예상할 수 있다.
어쨋든 글을 끄적이는 일을 하는 두사람의 만남이 무척 설렘을 준다는건 확실한 것 같다.

인연과 우연사이에 어떤 만남이 더 운명적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어본다면 난 뭐라고 대답했을까?란 물음이 생겼다.
이 책 속엔 고요와 현우란 두 연인의 만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똑같은 상황에서 고요가 적어나간 마음과 현우가 적어나간 마음이 들어있다. 처음부터 두 사람의 마음은 늘 한결같았지만 정말이지 아주 천천히 써내려간 작은 속삭임들이 무척이나 따사로와서 내 마음마저 나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는 지루해서가 아닌 포근한 이불속에 드러누워 느리게 잠드는 느낌이랄까...
혹독한 겨울을 버티고 싹틔우는 꽃눈처럼 글귀 하나하나가 조심스럽게 씌여졌다. 달달함과 로맨틱한 장면은 없지만 내면에서 조금씩 커지는 운명적인 사랑을 확인하는 자신을 느끼며 상대에게 그 소중함을 천천히 확인시켜주는데 무척이나 부드럽게 심금을 울린다.
그렇다.
무의식 속에서 문득 떠올려지는 한사람, 지쳐 쓰러지고 울고싶을때 생각나는 그사람이 바로 내 사람이라는 걸 순간 깨달았다. 옆에 있을 땐 몰랐지만 떠난 후에 깨닫게 되는 어리석은 일이 없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한번하게되는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