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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의 마음
톤 텔레헨 지음, 김소라 그림, 정유정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2월
평점 :
http://hestia0829.blog.me/221205758212
파스텔톤의 아늑한 어느 한켠에 코끼리 한 마리가 책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끄적이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코끼리는 그냥 코끼리인데 온 몸이 상처투성이였다.
도대체 이 친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무엇이 아니고픈 코끼리가 있었다.
코끼리는 매일을 나무에 오르고... 또 오르고... 또다시 오르곤 했다. 왜 나무에 오르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올라야겠다는 생각에 무작정 오르고 있었고 드디어 나무오르기에 성공한다. 나무위에 오른 코끼리는 자신이 그동안 보지못했던 머나먼 곳까지 눈이 닿았고 그 순간의 벅찬마음을 표현하기위해 피루엣을 하다 다시금 나무밑으로 떨어지고만다. 이러한 일이 계속 반복되었고 코끼리는 대화를 통해 다른 동물친구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들여다보게 된다.
친구들은 모두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으로 코끼리의 모습을 비유하는데 참으로 의미심장한 얘기들을 꺼내어 논다.
'내가 만약 코끼리였다면~'으로 시작되는 각자 나름대로의 사정을 듣자면 도대체 왜 나무를 쓸데없이 오르는지에 대한 타박을 시작으로 대책을 만들어 코끼리의 아픔을 덜어내는 방법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에 뭉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결국엔 코끼리가 어떤 마음으로 나무를 오르기 시작했고 상처투성이가 되서도 포기를 하지 못했는지 자신의 기준이 아닌 코끼리의 입장에서 심정을 헤아리기 시작하는데 마지막에 다람쥐의 편지문에서 누를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 길이 정말 옳은 길일까... 또 다른 길은 없을까... 방황할때가 종종 있다. 속으로 앓는 경우도 있지만 책 속의 코끼리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삶은 방향이 맞는것인지 묻고 현실속의 자신의 상황에 맞춰 삶의 해답을 찾는다. 지극히 대책 없고 무모하기도 한 코끼리가 자신이기에 이러한 일을 하고 있다는 말에 나 자신은 지금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여행길에 이 책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행복하고 뜻깊었다. 나의 한발한발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게 아니란 걸 새삼 깨닫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