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류바
박사랑 지음 / 창비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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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서평을 쓸때 가장 많이 쓰는 문구가 '그럼에도 불구하고'입니다.  책은 스크류바의 색과 같은 띠지를 두르고 있고 그 띠지를 벗기면 새하얗고 반질반질한 면이 드리웁니다. 그리고 한줄기 끈적하게 녹아내리는 스크류바의 흔적이  떨어져 내려옵니다.  표지로 보여지는 신선한 자취와 생생한 감각이 도대체 무엇인지 무척이나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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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는 암울하고 굳은 열가지의 단편이 들어있습니다.  조금은 이해불가인 스토리 속에 인상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글속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한방에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피로감이 들었습니다. 이 이상하고도 괴기한 우울감을 피하고 싶어 잠시 책을 접기도 하였는데 금세 다가오는 궁금증에 책장을 다시 펼쳤답니다.

그 중 「스크류바」는 세상에 의해서 아니면 자신의 삶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비틀대는 나약하고도 무능력한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버스에서 아이를 잃어버린 주인공은 아이를 찾아 무난히도 애쓰는 모습이 보이지만 자신의 원초적인 욕구를 억제하지 못하고 계속 무너지고마는 모습을 보이지요.  실종아동찾기센터에 전화를 걸어 아이의 신상을 전달하고 내가 왔던 길을 거꾸로 걸어가며 아이를 찾기 시작하는데 가는도중 원초적인 욕구를 참지못하고 중간중간에서 머물게 됩니다. 물마시는게 뭐가 그리 중요하며 그놈의 스크류바가 무엇이건데 아이를 잃은 엄마가 이렇게 극단적인 상황에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는 것 자체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자신을 목죄오는 상황에 '나'의 욕구는 잠시 놓을 수 없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마지막의 아이와의 통화를 마친 후에 왔던 안정감 때문이였을까요? 결국 아이에게가 아닌 자신의 욕망을 채웠다는 것이 무척이나 강렬하게 뇌리에 꽂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는 실의에 빠져 가장 밑바닥을 들어낼 때 그때서야 나를 되돌아보는 어리석음을 겪지요. 지은이 박사랑님은 이러한 과오를 범하기전에 나 스스로를 다시금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이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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