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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령군, 망국의 요화
임나경 지음 / 밥북 / 2017년 10월
평점 :
품절
http://hestia0829.blog.me/221125092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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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접하고 표지의 앞뒷면을 보고 바로 드는 생각은 1년전 촛불의 힘으로 끌어내렸던 비선실세의 인간들이 하나씩 되새김질하듯 울컥하고 올라왔다. 망국으로 가는 길이라... 일개 조선의 무당이 왕과 왕비를 홀려 무자비하게 권력을 휘두르고 망국의 지름길로 가고 있는 이 책속의 의미심장한 문구들이 뇌리에 진하게 박히고 있다.
책의 첫 머리에는 푸닥거리의 굿판으로 죽음의 춤사위를 묘사한다. 오랫동안 굶주린 백성을 모아다 강 한가운데에서 굿판을 벌이는 중 수레에 가득하던 쌀밥을 강물 위로 쏟아버린다. 주린 배를 끌어안고 있었던 사람들은 물위를 떠다니는 하얀 밥알들을 먹기위해 강으로 몸을 던졌고 관군들은 그저 묵묵히 망자들을 건져낼 뿐이였다.
진령군 이성녀!
그녀는 비선실세로 조선을 뒤흔드는 무당이다. 신아들이라 하지만 밤의 향락을 위해 곁에 둔 길생이는 몰락한 양반의 자제로 여인을 홀리는 일과 처세술에 강하다. 연비는 진령군을 신어미로 모시고는 있지만 탐욕에 눈이 먼 그녀를 탐탁치 않아했고 후에 길생에게 마음을 주지만 배신감에 떠나게 된다. 그리고 무당에 의해 파향을 가게된 민영준, 그리고 중전마마의 충직하고 우직스러운 신하였던 홍계훈이 주요인물이다.
위기의 중전을 다시 궁으로 들어가게 해주었고 죽음의 위기에서 구했던 진령군은 중전의 든든한 후원을 받아 승승장구하며 벼슬아치들도 굽신거리게 만들었던 요물이다. 사흘이 멀다하고 벌였던 굿판은 백성들의 삶을 더 팍팍하고 병들게 만들었고 망국의 수렁으로 점점 빠지게 되었다. 진령군의 탐욕과 끝없는 욕심은 꼭 누구를 보여주는 듯한 느낌을 저버릴 수 없었다.
이 책으로 인해 역사를 바로보고 앞으로의 우리가, 더 나아가 모든 국민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뜻밖에 흥미로웠던 점은 책속에 순우리말들이 들어있는데 책의 뒷편에 있는 사전을 봐야만 더 재미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