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완을 만났다 (리마스터판) 창비 리마스터 소설선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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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숭고한 여정

넷플릭스 화제의 영화 「로기완」 원작소설

『 로기완을 만났다 』

조해진 장편소설 / 창비






이방인이 되어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사람에 대해 글을 써보면 어떨까 싶어서요.



정말 오래간만에 아껴두듯이 기다리며 책을 읽었던 것 같다. 그 작품은 바로 넷플릭스 화제의 영화 「로기완」의 원작소설 <로기완을 만났다>...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이방인의 갈망은 지금을 살고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기때문이다. 특히 희망과 절망의 결합이라는 메세지가 그들에게는 사무치는 아픔임을 알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는 삶의 공감과 연대 그리고 치유의 이야기로 탈북민 로기완의 흔적을 따라 기록을 남기는 전직 다큐멘터리 작가의 시점으로 쓰여진다. 난민으로 인정받기위한 그의 행적이 과연 존재로서의 나를 찾기위함일지 아니면 그저 살아남기위한 처절한 몸부림일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너와 내가 타인인 이상 현재의 시간과 느낌을 오해와 오차 없이 나눠 가질 수 없다는 불변의 진리는 자주 나를 괴롭히지만 가끔은 위안도 되었다.

나의 한계에 대해서 적어도 나만은 침묵할 자격이 있다는 믿음은 그러나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

3년 전, 내가 앉아 있는 이 자리에서 어깨를 잔뜬 옹송그린 모습으로 온몸을 떨며 오열했을 로의 모습을 상상의 영역에 남겨둔 채, 나는 끝내 젖지 않은 내 메마른 얼굴을 한 손으로 거칠게 쓸어내린다.



타인과의 관계에 거짓없는 진심을 담으려했던 다큐멘터리 작가였던 그녀... 연민보다는 그저 후원을 위해 더 극적인 상황연출에 열을 올렸던 재이와 프로그램을 같이하면서 서서히 변해가는 자신을 마주하였다. 그즈음에 만난 열일곱살 윤주... 가혹한 형편에 병까지 얻게된 소녀를 수술대에 올리며 극적인 영상을 담으려 했으나 희귀한 악성 종양으로 손을 댈 수 없었다. 가혹한 고통과 연민이란 감정이 뒤섞여 스스로 주체할 수 없었던 김작가...

김작가는 시사주간지 H에서 특별기사로 기록된 유령처럼 떠도는 탈북민에 대한 기사를 기억해 로기완의 흔적을 찾기로 한다. "처음에 그는, 그저 이니셜 L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그 한줄의 문장때문에... 한낱 변명에 지나지 않겠지만 이방인이 되어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었던 3년전의 그 사람에 대한 글을 쓰려고말이다.

함경북도 온성군 세선리 제7작업반에서 태어난 로기완, 이니셜 L, 무국적자 혹은 난민이거나 불법체류자 그리고 이방인이었던 그는 낯선언어의 이정표가 마치 싸늘해 보이는 곳에 서있다. 중국 공안의 눈을 피해 살고있던 로기완은 어머니의 교통사고 그리고 시신의 몸값으로 살아내야했던 아픈 여정을 그려내는데... 이야기의 모든 여정은 로기완의 흔적으로 3년이 지난 지금 살아있는 나를 긍정하게 만드는 김작가의 삶이다.



로의 불운은 어디로도 도망가지 않은 채 예정된 지점에서 침착하게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적은 대체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의 원작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끊임없이 기적을 바라게했던 애틋한 이야기였다.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는 넷플릭스영화로 만난 '로기완'과는 사뭇 다른 스토리였지만 세상의 모든 이방인들에게 공감의 연대를 불러일으키고 동행하는 삶의 가치가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하는지 깨닫게 해 준다. 영원한 타인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타인을 통해 내 삶을 마주하고 싶은 독자에게 소설 <로기완을 만났다>를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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