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의 아이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윤옥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냉정과 열정 사이」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 한밤중의 아이 』

츠지 히토나리 / 소담출판사








나카스 사람들은 그를

'한밤중의 아이'라고 불렀다.



무관심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사각지대의 아이들... 아무것도 알지도 못하고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르는데 태어나는 순간 너무나 많은 짐을 지고 살아가게 된다. <한밤중의 아이>라는 제목에 가슴이 무너지고 혹시 내가 생각하는 학대나 방관에 대한 이야기일까싶어 덜컥 겁이 났다.

가끔 영화를 보고 싶을 때마다 전원을 켜긴하지만, TV리모컨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가물거릴 정도로 우리집TV는 애물단지가 되어버렸다. TV를 켰다하면 각종 사건사고는 둘째치고 갈수록 잔혹해지는 아동학대사건때문에 가감없이 방송되어지는 추악함을 아이들에게 노출시키기 두렵다는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게다가 코로나란 전염병으로 음지에 숨겨진 더 많은 학대가 수면위로 올라왔다는거... 보여지는 것보다 보여지지않는 것들이 여전히 더 많을것이라는 생각때문에 밤잠을 못이루기도 했다.

<한밤중의 아이>는 처참한 현실 속에 버려진 호적이 없는 아이 렌지의 이야기다. 일본소설에서 느낄수 있는 잔잔한 감동때문에 이 스토리가 미화될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읽어내기 전까지 아픈 마음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 어떤 현실과 맞닥뜨리더라도 아이는 성장한다는 말이 아마도 한밤중의 아이 렌지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게다가 무엇보다 안 좋은 건 익숙해진다는 것이죠.

아동 학대에 대한 것도 업무 효율을 따져서

가장 심한 케이스부터 처리하게 되거든요.

순위를 매기는 거예요.

그나마 이 케이스는 아직 어떻게든 헤쳐 나갈 것이다.

아직은 괜찮다,라고 넘겨 버리는 겁니다.



경찰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나카스 파출소에 부임한 히비키는 당시 스무 살이었다. 그가 한밤중의 아이 렌지를 만난건 늦은 밤 공원을 순찰하던 때였다. 그곳은 어린 아이가 있어서는 안 되는 곳... 요정이 즐비해 있는 그곳에 다섯살 어린이가 혼자 돌아다니고 있다니 히비키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 아카네는 클럽에서 호스티스를 그리고 아빠 마사카즈는 호스트로 밤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 렌지는 이곳 나카스에서 태어나 한밤중에 여기저기 떠돌아 다니며 굶주린 배를 채우고 다녔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파출소로 데려와 음식을 시켜준 히비키는 렌지의 몸에서 멍자국을 발견한다. 아동 상담소에 데려갔으나 호적조차 없는 렌지는 보호받기 어렵다는 막막한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럼에도 자신만의 세상인 '나카스국'을 만들며 희망을 쌓아갔던 렌지... 공원에 텐트를 치고 사는 겐타와 변함없는 마음으로 기다려준 히사나 그리고 부모를 제외한 나카스 사람들의 온정은 어린 소년을 희망으로부터 도망가지 않게 하였다. 



아팠지만 감동이었고 위태로운 현실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왜 그렇게밖에 못사느냐고 따지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누군들 그렇게 살고 싶어서 사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부모로서의 어른은 지켜야할 소중한 존재를 쉽사리 놓아버려선 안된다는 것이 독자의 생각이다. 

<한밤중의 아이>를 읽고 내 아이의 얼굴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함을 느끼는데 앞서가지 못한다며 꾸짖었던 나를 혼내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아무 잘못없는 세상의 모든 아이가 행복했음 좋겠다는 바람까지도 가졌던 오늘이었다. 

그러네... 결국엔 나도 희망을 본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