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표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이대연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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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꺼지지 않을 불빛 하나를 세우다

『 부표 』

이대연 소설 / 교유서가






스위치를 올리자 등명기에 불이 들어왔다.



나의 인생길에도 경고등이 존재하면 얼마나 좋을까? 수많은 위험속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을 거부하며 나름 성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엔가, 모든 것이 부질없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부표>는 수시로 변하는 물길에서 위험을 표시하는 경고등과 같다. 암초가 존재하거나 깊이가 낮아서 자칫 잘못 접근했다가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데, 그 무게감에 절대 흔들리지 않을 것 같던 부표같읏 존재조차도 조금씩 흐트러 떠내려 간다는 것... 아마 이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삶과 죽음의 경계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 우리내 인생을 말하고자 하는건 아닐까...?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죽은 건 뇌뿐이었다.



어렸을 적... 나에게 아버지는 잠자리 괴물과도 같았지만 정작 아버지의 목표는 정의를 수호하는 주인공이 아니라 일확천금을 얻는 것이었다. 화물선을 타고 원양어선을 탄다며 한번 집을 나가면 오래도록 자리를 비워두었다가 바닷사람처럼 목돈을 쥐고 들어왔다. 그 돈을 어머니에게 주지는 않았지만 곧 큰 돈이 될거라며 보여주기만 했다. 문제는 매번 패배했다는거...

나는 낡은 부표를 끌어올려 새로운 것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한다. 부표들마다 제자리가 있고 그 부표들은 바다 깊은 곳에 쇠사슬로 연결되어 조금씩 떠내려가며 부식되어간다. 단단하게 제 자리에 있을 듯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은 썩고 곪아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인간의 인생처럼 말이다.



<부표>는 마치 인생수업처럼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인생의 항로를 그리다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을 보여주는 듯 했다. 돛대를 잡은 건 나였지만 인생은 내가 정한 항로대로 나아가지 않는거... 주인공의 아버지 또한 바다가 아닌 갑작스런 뺑소니 사고로 사망하게 되고 일확천금은 커녕 예상치 못한 죽음에 인간의 생과 사는 그 무엇으로도 조종할 수 없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어쩌면 인간은 태어나면서 잘 죽기위한 항해를 하는 것이 아닐까? 어느날 갑자기 떠나게 되더라도 한치의 후회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부표>는 그렇게 인생수업과도 같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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