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교유서가 소설 2022 경기예술지원 문학창작지원 선정작
정은영 지음 / 교유서가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삶과 세계의 진실을 은유하는 버그의 서사

『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 』

정은영 / 교유서가






의문 하나로 시작하는 장애에 대한 시선...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장애아 출산율 0%를 향한 실험으로 인한 인간성의 상실을 그려낸 소설이었다. 예전에 장애를 가지고 있는 고정욱작가의 강연을 들으며 장애가 주는 어려운 현실뿐만 아니라 배제된 사회적 지원으로 인한 부담을 얘기한 적이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그런 사회의 모순이 아니라 타인의 시선이었다는거... 장애인이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것처럼 멋대로 도우려 하지말라는 말이 마음 속에 깊이 새겨져 있었다.

장애아가 탄생하지 않는다면...이라는 소재의 SF적 상상력이 버그로 인한 비극을 자초하는 일을 만들고 물의를 빚었다면 과연 인간은 인간다운 선택을 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 또한 갖게 했던 소설이었다.






인간들은 무엇을 지키려고 기억을 제거하는가.

인간의 일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제기해서는 안 되는 의문이었다.



급속도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이 완벽한 인간을 탄생시킨다는 불편한 진실을 그려낸 완벽한 소설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그저 버그였다. 상상력에서부터 잘못되면 모든 기억을 지워버린다는 반인륜적 설정이 어쩌면 읽는 독자들에게 실패했으면 좋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했다는 점에서 이 책은 기발한 소재로 독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결말이 맺어진 듯 했다.

혐오없는 도시 만들기의 일환으로 인구관리국에서 진행한 장애아 출산율 0%는 버그로 인한 오류를 마주하게 된다. 임산부 로봇에게 인간처럼 태교하는 법을 교육하지만 스스로 생각하는 것은 하지말라니... 자신의 뱃속에 아이를 품은 임산부 로봇이 "아기의 냄새도 이렇지 않을까?"하는 의문조차 갖지 못하는 그녀들의 소모품같은 일상... 쓰여지고 버려지는 소모품임에도 임산부 로봇에게 그녀라 호칭하는 말이 몹시나 씁쓸함을 남기는 스토리였다. 과연 이 이야기의 끝은 어떨지...






<임산부 로봇이 낳아드립니다>는 이 이야기뿐만 아니라 '소년과 소년'이라는 단편도 담고 있었다. 짧지만 의미하는 바가 결코 작지않은 장애란 주제에 대해서 말이다. 

디스토피아적 스토리로 빛이 아닌 그림자를 그린 이야기들은 우리가 직시해야하는 장애와 인권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독자에게 주는 과제였다면 아마도 쉽지 않은 과제가 아닐까 싶다. 생각이란걸 해 본 적 없는 로봇이 의문을 갖게 된다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