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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은모 옮김 / 하빌리스 / 2022년 12월
평점 :
「루팡의 딸」 데뷔 10주년 기념작
『 악연 』
요코제키 다이 장편소설 / 하빌리스

정당한 복수인가, 아니면 비열한 범죄인가
아무리 분통터지고 억울한 일을 당했더라도 우리는 복수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저 견뎌내지 못한 비열한 행위란 핑계일뿐... 화가 치미는 일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정당방위의 행위를 했음에도 정도에 따라 피해자인 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현실 또한 기가막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정도의 잣대는 과연 누구로부터 나올 것인가?
<악연>은 우연한 사건으로 사랑하는 이를 잃게 된 어느 한 사람의 복수를 그려내고 있다. 자신의 손으로 좋지 못한 인연을 끊어내고 교묘하게 수사망을 빠져나갔던 이가 사건의 재검증으로 묻혔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게 되는데... 풀리지 않던 매듭의 시작을 찾으면 결국 그 끝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형적 미스터리 해결방식을 보여주는 <악연>...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내 지인이 막무가내로 집을 나갔어.
그래서 이리저리 알아보니 아무래도 무사시다이라시?
거기 있나 보더라고.
그래서 주소 좀 문의하려고. 메모할 준비됐나?
구라타 유미는 무사시다이라 시청의 공무원으로 세금수납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 시청은 항상 사람들로 붐볐지만 전화가 오지 않는 점심시간은 그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한 통의 전화로 그녀의 인생을 뒤집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함께 살고 있던 지인이 집을 나와 이곳으로 이사했고 그사람이 지낼만한 곳이 있는데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고객이 아무리 말해도 본인이 아닌 개인정보는 알려줄 수 없으며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불쾌함을 주더라도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을 수 없었던 유미는 난감하기만 했다. 그가 찾는 사람은 바바 히토미... 그의 어눌하면서도 집요했던 유도신문에 넘어갔던 유미...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며칠 후, 개인정보의 당사자였던 히토미가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공무원이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는 오명과 함께 자책감에 시달렸던 유미는 결국 퇴사를 결정했고, 3년 뒤 사건을 재검증 하자는 제안을 받게 되는데...
살인 사건의 피해자 오기쿠보 히토미(= 바바 히토미, 히토밍)는 지하 아이돌 그룹 주오선 방위대 소속으로 두터운 팬클럽을 소유하고 있지만 스토킹 피해로 활동을 멈추고 있었다는 사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린 공원에서 시체로 발견된 그녀... 범인은 잡혔지만 그는 진범이 아니었다??
오타쿠의 열정을 얕보지 마라!!
사건은 해결됐지만 뭔가 석연치 않았던 느낌을 받은 히토밍의 오타쿠 호시야... 3년의 집요한 추적 끝에 진범을 밝혀내고야 만다.
억울한 일을 당했다면, 사람은 누구나 진실을 찾고 싶어 할 것이다. 되짚는 과정에 오류를 범할 수 있고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할 수도 있고... <악연>은 복수란 감정의 힘으로 살아있는 이유를 찾아야했던 애증의 인 심리를 보여준 소설이 아닐까 싶다. 옳고 그름이란 정도의 잣대는 오로지 나의 기준이니까... 표지에 있는 작은 메세지처럼 이 책은 악연이 아닌 그저 우연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