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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1
에밀리 브론테 지음, 황유원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평점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1
『 폭풍의 언덕 』
에밀리 브론테 / 휴머니스트
간절한 사랑이었는데 그 사랑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로 몰랐다. 세상으로부터 버려진 나였기에 사랑을 애타게 원했고 미소에 환호했으며 사무치게 그리웠던 것 뿐... 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하는지 알지 못했고 이러한 감정이 사랑이라는 것도 몰랐던 그들의 애틋함은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오고 만다.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은 사랑과 복수의 그릇된 욕망을 드리워낸 고전소설이었다.
누가 그랬던가?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풋풋한 감정이 물씬 풍겨와 설렘을 만들고 서툰 감정을 표현할 줄 몰라 삐그덕대는 감정에 눈시울이 붉어지고 결국엔 헤어짐을 경험하게 되었어도... 그럼에도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 말 할 수 있는 첫사랑의 감정은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폭풍과도 같은 거센 사랑을 마주할거라 기대를 했지만 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말았다는거...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유일한 기쁨은
내가 죽거나,
아니면 저이가 죽는 걸 보는 거야!
<폭풍의 언덕>은 염세주의적 성향을 가진 록우드의 시점으로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동떨어진 잉글랜드 북부의 황야지대 워더링 하이츠로 오게 되면서 막이 열린다. 그곳에 잠시 세들어 살게 된 그는 집주인을 만나 인사를 나누는 중에 갑작스레 거친 폭풍을 만나 그곳에서 하루 묶어가게 되는데...
다락의 음침한 방으로 안내받은 그는 벽에 가득 새겨진 캐서린 언쇼, 캐서린 히스클리프, 캐서린 린턴 등의 이름과 상형문자로 된 책을 한권 발견하고 호기심에 책장을 넘긴 록우드는 이 집에 깃들여진 이상한 기운을 느끼게 되는데... 세차게 휘몰아치는 바람에 나뭇가지는 거침없이 흔들렸고 창문을 때리는 소리때문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는 나뭇가지를 꺾으려 손을 내밀었고 내민 손에 느껴지는 감촉은 얼음처럼 차가운 여자아이의 작은 손, 들여보내달라는 애절한 울부짖음에 놀라 날이 밝자마자 그곳을 떠나고 만다. 그리고 워더링 하이츠에서 18년간 일한 딘 부인에게 그 사연을 듣게 되는데...
넬리, 내가 곧 히스클리프야.
히스클리프는 언제나, 항상 내 마음속에 있어.
내가 늘 나 자신에게 기쁨은 아닌 것처럼
기쁨으로서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으로서.
그러니 우리가 떨어진다는 말은 하지 마.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게다가……
딘 부인이 록우드에게 들려주는 거친 황야의 워더링 하이츠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추수를 시작할 무렵의 어느 화창한 날 아침... 워더링 하이츠의 주인 언쇼는 리버풀에 가면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다주겠노라고 약속한다. 약속된 날이 지나도 돌아오지않는 아버지를 기다렸던 힌들리와 캐시... 늦은 시간에 도착한 아버지는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라며 검은 머리의 아이를 소개한다. 어느 집 아이인지 아는 사람도 없고 길거리에서 굶주리고 있는 아이 히스클리프를...
불쌍한 히스클리프를 자신의 아들 힌들리보다 애정했던 아버지는 얼마지나지 않아 사망하고 만다. 그때부터 힌들리의 거침없는 학대는 시작되었고 히스클리프는 그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는거... 다행히 캐시와는 운명인듯 점점 가까워졌고 마음의 품은 사랑이 차곡차곡 쌓이게 되는데...
그러던중 그에게 시련이 닥친다. 캐시가 근처 대저택에 사는 린턴 가문의 에드가와 결혼을 다짐했다는거... 당시 둘의 관계를 눈치챈 딘 부인이 왜 에드가와 결혼하려는지 물었고, 캐시는 에드가를 사랑하는 것은 물론이고 오빠로부터 벗어나 돈과 명예를 얻어 히스클리프 또한 구해내겠다고... 자신이 곧 히스클리프라고... 문제는 우연히 그 이야기를 들은 히스클리프는 조용히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몇년후... 조용히 사라졌던 돌아왔다!! 대물림되는 복수는 거침없는 사랑의 갈망을 드러냈고 그로인한 몰락은 모두를 벼랑끝으로 내몰게 된다. 나 자신마저도...
과연 히스클리프와 캐시가 결혼했어도 행복했을까?
<폭풍의 언덕>을 보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의문이 바로 이것이다. 불행의 시작이 어린 소년의 등장부터가 아니라 부족했던 사랑의 결핍이 아니었나 싶다. 그들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들마저 학대했던 힌들리는 아버지의 사랑을 원했고 캐시는 히스클리프와의 사랑을 유지하기위해 에드가를 선택했다는거... 이 모두가 사랑의 결핍때문이란 생각을 했다.
책의 제목처럼 폭풍과도 같은 사랑은 막을 내렸다. 오히려 후련한 생각이 드는 건 나뿐만이 아닐것 같다는 느낌... <폭풍의 언덕>은 무자비한 사랑에 대한 갈망을 그려낸 고전문학으로 황야의 거친 무대를 그대로 보여준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