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4
보리스 비앙 지음, 이재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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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4

『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 』

보리스 비앙 / 휴머니스트







성장하는 아이에게 가끔씩 해주는 말이 있다. 스스로의 자아 존중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고 나만의 해결책으로 무너진 자존감을 얼마나 빨리 극복하고 일어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고... 실패는 더 나은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기회이며 그것을 발판삼아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 화내고 타인의 탓을 하는 것은 자존심이지 결코 자존감의 훼손이 될 수 없으니, 어느날은 마음껏 울어도 된다고 말이다.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인종차별에 대한 억압으로 한쪽으로 편중된 흑백논리의 오류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억울함을 당했으니 당연히 복수를 할 것이며 영향력 있는 가문의 자식을 무참히 밟아버리겠다는 고전적 복수혈전이라고 할까? 차가운 육체관계였지만 데일만큼 뜨거웠고 처절한 복수가 목적이었지만 흐릿한 연민만이 남았던 이 책은 짜릿한 스릴러소설이었다.



중요한 건 오직 한 가지, 복수하는 것,

그것도 가장 완전한 방법으로 복수하는 것이다.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는 저자인 '보리스 비앙'이 프랑스어로 번역했고, 미국작가 이름인 '버넌 설리번'이 쓴 책으로 출판되었다고 한다. 작품은 휴가를 떠난 뒤 단2주만에 완성했지만 초반엔 인기가 없었다. 

이 책이 이슈가 된 계기가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사회, 도덕 행동 연합'에서 비도덕적 문학이라며 작가를 고소했고, 얼마지나지 않아 지하철역 근처 싸구려 호텔방에서 자신의 애인을 목졸라 살해한 사건이 있었는데, 현장에서 발견된 증거물 중 바로 이 책!!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가 있었다는 것이다.






"아! 당신은 잘해낼 거요.

호감을 주는 인상이니까.

당신에게는 이해가 잘 안 되는 뭔가가 있어요.

목소리 말이오."

나는 대답 없이 웃기만 했다.

이 사람은 예리한 통찰력을 갖추고 있다.



이 책의 화자는 주인공 리 앤더슨으로 백인에게 억울한 죽음을 당한 동생의 복수를 다짐한다. 태생은 흑인이었지만 피부가 하얀탓에 겉으로 보면 전혀 알 수 없는 준수한 외모의 소유자로 특유의 목소리만이 그를 드러낼뿐이었다. 그럼에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는거... 

동생이 죽은 자리에 머물 수 없었던 리는 톰 형의 지인으로부터 벅턴의 서점관리인으로 일하게 된다. 약 2주가 지났을까? 서서히 따분해지기 시작한 리는 서점을 벗어나 주위를 탐색하기 시작했고 극도로 남성이 부족한 도시의 젊은 여성은 너무나 쉽게 그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육체적인 은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우연히 알게 된 덱스터... 고급 주택에 모든 걸 가진듯 했으나 건강이 좋지않았던 덱스터는 리와 금세 친해지게 된다.

이제 복수의 희생양을 물색할 차례다. 덱스터의 생일파티에 초대된 리는 그곳에서 부유한 가문의 딸이었던 과 를 만나게 되고, 자신이 다짐한 것처럼 완전한 복수를 실현시키는데 과연...



"당신은 참 별스러운 사람이군요. 난 흑인이 정말 싫어요." (p.111)

겉으로만 봐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생각없이 내뱉는 차별적인 발언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이슈화되는 문제다. 

<너희들 무덤에 침을 뱉으마>의 스릴있는 전개는 흥미를 유발했다. 부유한 가문의 자매를 유혹한 리의 심리적 갈등의 복선 그리고 마치 그녀들에게 기회를 주듯 흑인의 창조물을 착취하는 백인에 대한 언급... 하지만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복수의 도화선이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을 마주하지 않은 독자는 이미 결말을 예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누구에게 손가락질 할 것인가는 독자의 몫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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