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카즈무후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2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임소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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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2

『 동 카즈무후 』

마샤두 지 아시스 / 휴머니스트







소설의 모티브가 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는 외모가 아닌 가슴에 새겨진 오셀로의 사랑을 사랑했던 한 여인이 누군가의 새치혀로 비극을 맞이했던 이야기다.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대표작이 모티브가 되었다면 <동 카즈무후> 또한 그 끝은 비극일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책의 제목을 풀이하자면 동(경) 카즈무후(무뚝뚝)로 '무뚝뚝 경' 혹은 '퉁명 공'이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첫사랑이었던 아내와 둘도 없는 친구 사이를 의심하며 그저 자신의 아들이 친구와 닮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들의 관계를 의심했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갖게 되었다. 게다가 책의 페이지가 절반이 넘어가도록 첫사랑이었던 아내를 얻기 위한 그의 노력에 비하면 배신과 복수에 대한 언급이 너무나 부족하다는거... 정말이지 독자에게 더 기나긴 그의 이야기가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동 카즈무후>는 무뚝뚝한 심리책이었다. 그저 어른이 시키는대로 바른 성장을 했던 주인공 벤치뉴가 유일하게 자신의 바람대로 얻은 건 사랑하는 아내 카피투뿐이었다. 참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고 조금 늦었던 아이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긴 했지만 바라는 바 대로 아들을 얻었고, 그렇게 행복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문학의 고전적 테마인 사랑과 복수... 사랑의 시작은 알겠는데 도대체 이들의 삶이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도무지 찾을 수 없었던 독자는 하나의 결과를 찾게 된다. 




'비스듬히'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몰랐지만,

'은밀한'의 의미는 알고 있었고,

진짜 그런지 확인하고 싶었다.



하원의원이었던 아버지와 최고의 어머니었던 글로리아 그리고 주인공 벤치뉴와 그가 사랑한 카피투... 그는 마타카발루스 거리에서 살던 때가 최고의 시간이었다. 당시 열다섯 살이었던 그는 그녀에게 향하는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다리를 어찌할 줄 몰랐고 뒤뜰의 샛문은 마치 둘을 이어주는 비밀의 통로와도 같았다. 

이를 밀고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주제 지아스씨... 독실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어머니가 첫아들을 사산하자 만약 둘째 아이가 사내라면 교회에 보내겠노라 약속기도를 드리게 된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가 바로 주인공 벤치뉴였고 약속한 바를 지키기 위해 신학교에 가야 하지만 계집아이에게 빠져 헤어나오질 못하고 있으니 이를 주제 지아스가 밀고한 것이다. 그는 어머니께 거북이의 딸과 몰래 붙어다니는게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뒷담화를 늘어놓는다. 그 계집아이는 생각이 없는데다 그녀의 아비조차도 둘의 만남을 보고도 못 본 척한다고... 벤치뉴한테는 카피투가 은밀한 집시의 눈빛으로 그를 꼬여내려고 한다며 불편한 발언을 서슴치 않는다.

하지만 불 붙은 사랑이 어디 그렇게 쉽게 식는가? 서로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입맞춤으로 결혼약속까지 하게 되는 어린 연인은 결국 어머니가 맹세했던 신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잠시 이별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만난 에스코바르와 절친한 사이가 된 벤치뉴... 신부의 길은 자신의 길이 아닌 것 같다며 두 친구는 각자의 길에서 성공하여 돌아오게 된다. 벤치뉴는 카피투를 아내로... 친구 에스코바르는 아내의 친구 산샤와 결혼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작스런 사고로 친구가 죽음을 맞이하고 이상하게도 자신보다 친구의 모습을 닮아 성장하는 아들 에제키에우를 보며 배신감에 휩싸이게 되는데...




독자여, 모든 것은 끝난다.

'지속되는 모든 것이

다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은 자명한 진리다.

이 서술부는 쉽게 인정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처음 접해보는 브라질 문학으로, 저자는 선천적 말더듬증과 간질병을 앓았고 혼혈아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고 한다. 책의 마지막까지 읽는 독자는 어쩌면 저자가 당했던 차별을 책 속의 주인공을 통해 복수를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동 카즈무후>를 쓰고 있는 자신의 나이가 현재 쉰 살이며 책의 중간에 뜬금없이 독자를 찾아 자기변명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끝까지 가시지 않는 의문이었다면 벤치뉴가 자신의 아들이 아니라고 했을 때, 카피투는 크게 변명하지 않았다는거... 믿지 못하면 헤어져야 할 것이고 그의 말대로 고분고분 따랐다는게 무척 의아했다. 그래서 이야기가 더 필요했다. 판단은 오직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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