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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러블 스쿨보이 1 ㅣ 카를라 3부작 2
존 르 카레 지음, 허진 옮김 / 열린책들 / 2022년 7월
평점 :
카를라 3부작 두 번째 이야기
『 오너러블 스쿨보이. 1 』
존 르카레 / 열린책들
1997년 쓰여진 스파이 소설이라하기엔 꽤나 치밀하고 거침없는 복선을 깔고 있어 어디부터 시작해야하나 갈피를 잡지 못했다. 고딕스러우면서도 전형적인 밀당으로 도대체 무엇이 정의인지 조차도 헷갈렸던 소설... 하지만 한장씩 넘겨지는 페이지의 두께가 늘어남에 따라 드러나는 인물들... 그들의 권력에 대항하는 비밀스런 작업이 가능할까 의아함마저 들었다. 저자 존 카르레가 실감나는 현장을 묘사하기위해 전쟁 지역으로 이동했으며 전쟁의 참상 속에서 드러난 부조리를 가감없이 드러냈으니, 이 책은 인물의 특징과 성격 그리고 세세한 현장 묘사 또한 굉장히 흥미롭다.
카를라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만나보지 못한 독자들은 아마도 두번째 이야기가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대화를 유추해 보면 과거 그들이 돌핀작전을 펼치면서 영국 정보부 내의 러시아 스파이를 색출했고 여전히 은밀한 움직임을 포착한 그들은 카를라의 흔적을 쫓게 된다. <오너러블 스쿨보이. 1>은 과거 사건을 해결한 조지 스마일리를 중심으로 모든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다시 시작하려 한다. 음울한 출발이라 말하는 그들이었지만 과연 그들은 돈세탁의 근거지를 찾을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대응만이 아니라 행동을 할 수 있는>
이 전제는 <또 다른 투탕카멘을 찾아서
조지 스마일리가 등불을 높이 들고
불쌍한 우리 멍청이들은 무덤을 판다>는 뜻이었다.
영국 정보부의 수장이 된 조지 스마일리... 일단 이 책에선 영국의 첩보기관을 '서커스'라 은어로 말한다. 스파이 색출 이후 이상하게도 각지에 은둔해 있던 스파이들의 본부가 연락이 닿지 않아 의아해 했던 조지는 정부공식 대변인에게 조차도 해답을 얻을 수 없었다. 첩보의 세계는 당연히 정보가 돈이었고 지원을 얻기위해 비밀리에 얻어지는 협약 또한 무산되고 만다.
난파선의 선장인 조지 스마일리는 모든 요원에게 지령을 내리고 보고를 받던 새러트 보육원을 시작으로 기존의 기지를 모두 없애자고 했지만 역시나 자금의 문제로 당분간 유지하기로 한다. 그리하여 만들어진 팀... 수장 조지 스마일리, 시중꾼 피터 길럼, 말솜씨가 매력있는 모스크바 출신 관측통 코니 색스, 검은 눈의 잡역부라 일컫지만 킬러인 폰, 중국 관찰 팀의 독 디샐리스, 말단 밀사인 몰리 미킨 그리고 이후 급보를 받고 위대한 부름을 받은 제리 웨스터비까지 예의주시하면 될 듯 하다. 특히 조지 스마일리가 영국 정보부에서 그들이 색출해 온 문서의 비밀을 파헤치면 제리 웨스터비는 문서에서 가리키는 인물을 찾아내 취조하는 역할을 하는데 둘의 캐미가 그야말로 대단하다.
영국 정보부에 비밀요원으로 파고들어 지령에 의해 움직였던 러시아 스파이 빌 헤이든... 그에게 지령을 내린 사람은 카를라... 런던 본부가 공식적으로 비엔티안의 주재원에 조사를 요청했으니 그들은 그 지령을 역추적하기로 한다. <오너러블 스쿨보이. 1>에서 모든 판을 깔아놨으니 이제 부지런히 드러나는 돈의 흐름을 파악하기만 하면 된다. 자~ 중요한 점은 이 책을 잘 읽어 내기위해 그들이 말하는 은어에 푹 빠져들어야 할 것!! 그리고 긴박한 현장에서 집중력을 흐트러트리지 말 것!! 준비가 되었다면 바로 2편을 만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