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 뮤지컬 《순신》, 영화 《한산》 《명량》 《노량》의 감동을 『난중일기』와 함께
이순신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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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쓴 임진왜란의 참상

『 난중일기 』

이순신 / 스타북스





어머님께서 안녕하시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행이다.



피 흘리는 전장 속에서도 어머니에 대한 효심이 가득했던 이순신 장군... 보통 역사서를 보자면 그들이 쌓았던 공덕을 유심히 살펴보곤 했는데 <난중일기>만큼은 그것이 잘 안되었다.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책무를 등한시하지 않고 백성의 목소리와 장수들의 행태를 보며 굳건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의 행보를 보였던 이순신은 효심마저 출중했다. 어머님의 안부를 듣고 감정의 기복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안심하는 것을 보면서 "지킬 것이 많았던 인생의 무게" 또한 옅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드라마에서 만났던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져서인지 그의 인자함이 나라를 지키고자했던 백성들에게만 미치는 듯 했는데 자식으로서 제대로 보필하지 못하는 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이 녹아있어 목이 메어오기도 했다.

<난중일기>는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이 전장 중에 써내려간 일기문이다. 마치 어린 학생의 끄적임처럼 매일의 날씨를 기록하고 공무를 보고 활쏘기 훈련과 술자리 등의 이야기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7년간의 일상을 담고 있었다. 물론 중간에 빠진 날짜도 있지만 왜군과의 전투 중이었을 수도 있고 오래전 기록이라 분실되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덕분에 혼란의 조선이 건재했고 지금의 우리를 존재하게 했던 이순신이 기록한 일기의 첫페이지를 펼치자니 가슴이 벅차올랐다.





홀로 누대에 기대어서 나라의 형세를 생각하니

위태롭기가 아침 이슬과 같은데,

안으로는 정책을 결정할 만한 동량지재가 없고

밖으로는 나라를 바로잡을 만한 주석지신이 없으니

종사가 마침내 어느 지경에 이르게 될지 몰라

심사가 번잡하고 어지러웠다.

종일 이리 뒤척 저리 뒤척했다.



경남 통영 한산도에서 주둔했던 이순신 장군이 혼란한 정국의 심란한 마음을 담아낸 시조...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큰길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나의 애를 끊나니... 나라 걱정에 밤 잠을 이루지 못했던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었다. 오래도록 평화로웠던 조선의 땅, 전쟁의 징조가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이들로 인해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된다. 왜군이 부산 앞바다로 진을 쳐오자 그때서야 전쟁의 위협을 느꼈으니까... 왜군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중에 원균은 무기와 배를 바닷속으로 밀어넣고 도망을 했던 그에게, 이순신은 천하의 몹쓸놈이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어쨌든 군량미를 보급하기 위해 물 길을 이용하려했던 왜군의 작전이 이순신으로 인해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그 와중에 정세를 돌보고 기록에도 몰두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특히 매일같이 날씨를 적은 것을 보니 수군의 영향이 없지않았다. 나라에 큰 일이 있을때마다 공무를 보지않았다는 점과 짬나는 시간마다 활쏘기 훈련을 하였으니 이순신의 성실함은 과히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군기의 흐트러짐을 막기위해 죄지은 자는 곤장을 쳐 처벌하고 전시 중에 장수들과의 협업으로 큰 위업을 달성했으니 현재로 말하자면 최고의 리더십을 보여준 듯 하다. 그럼에도 인간인지라 심중에 감춰논 감정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으니 이 모두가 무너지는 조선의 염려를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지금도 통영 앞바다에는 거북선의 존재가 우뚝 서 있다. 이순신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겨진 그곳에 기회가 닿으면 꼭 한번 가겠노라 마음먹었지만 아직 가보지는 못했다. <난중일기>를 통해 이순신의 인간적 면모를 보았다. 백의종군으로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만도 했음에도 불구하고 왜구의 침략에 앞장서 조선을 굳건히 지켜내었던 명장 충무공 이순신... 비 온 뒤 맑은 하늘아래, 이 책과 함께하니 무척 감회가 새로웠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존재하게 한 이순신의 업적을 결코 저버려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주었던 '난중일기'... 모두가 만나야 봐야 할 필독서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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