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탑의 라푼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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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망탑의 라푼젤 』

우사미 마코토 / 블루홀6




아이들은 죽기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전망탑의 라푼젤>을 시작하기 전... 이 메세지 하나만으로 가슴의 웅어리가 퍼져 울컥함이 올라와 단단히 이성의 끈을 붙잡아야 했다. 코로나로 인해 멈춘듯한 세상을 살았던 우리는 사회의 약자나 복지 사각지대의 어려운 사람들을 보게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가감없이 드러났던 사건사고는 그야말로 혀를 내두를 정도의 잔혹한 행위에 몸서리를 치기도 했다. 인간으로 태어나 어떻게 이렇게나 잔인할 수 있는지... 도대체 어떤 죄책감없이 그런 행위들을 할 수 있는지...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이 책에서 다뤘던 아동범죄는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가 두려울정도로 공포스러웠고 처절한 환경이 주는 가슴아픈 사연들이 담겨져 있었는데 한참을 머뭇거리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거... 혹시라도 아동학대에 대한 아픔이 있는 독자가 읽게 된다면 이 책에서 보여주는 깜깜한 어둠보다 전망탑에서 쏟아지는 빛을 마주하길 간절히 바라 본다.

세계 모든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위해 UN에서는 아동 권리 협약이란 국제 협약을 만들었다. 아동을 18세 미만을 기준으로 하여 부모의 소유물이 아닌 저마다의 인권을 가진 존재이며, 마땅히 누려야 할 생존과 발달을 통해 폭력과 방임이 아니 자유를 마땅히 누려야 한다고 정의했다. <전망탑의 라푼젤>에선 이 모든 것을 무시한 채 대물림되는 폭력으로 희망을 빼앗고 날이 갈수록 더욱 잔혹해지는 청소년의 잔혹행위는 여성으로서의 의지를 상실시키게 만든다. 방임과 폭력으로부터 살아남기위한 아이의 사투를 보여주고 불임부부의 눈을 통해 생명존중의 의미를 깊이 새기게했던 소설... 이 책은 미스터리지 소설이지만 모든 어른이 만나야 할 책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저자 또한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말라며 쉼없이 희망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를 전하고 있었다.




가슴속에서 뭔가가 불끈 고개를 들었다.

분노도 연민도 아닌 감정.

굳이 따지자면 욕구다.

지금 눈앞에 쓰러져 있는 어린아이에게

이 세상의 상식이 통하는 곳임을 알려 주고 싶은 욕구.

아이가 절망이라는 이름의 감옥 속에 갇혀 버리기 전에

그것을 알려 주고 싶었다.




아동 학대 문제를 전담하는 상담소 직원 마쓰모토 유이치... 그와 연결되어 시에서 운영하는 아동 가정 지원센터의 마에조노 시호... 낙후된 이 지역은 세계의 이방인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난과 불안만이 존재하는 작은 어둠의 세계와도 같았다. 몸은 하나지만 여러사람의 몫을 감당해야 했던 그들은 문전박대는 물론이고 현장에서 싸움을 말리다가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거침없이 가해지는 폭력의 현장에서 당장 구해내기 어려운 자신의 처지에 울분을 토로하기도 하며 최대한 이성적으로 해결하고자 하지만 폭력이 생활화 된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거... 과연 이들의 행보가 작은 빛을 발하게 할지 궁금해진다.

부모의 잦은 폭력으로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는 이시이 소타... 필리핀 엄마에 얼굴조차 모르는 일본인 아버지 얼른 돈을 벌어 거지같은 이곳을 벗어나고자 했던 카이... 친오빠에게 유린 당하고 성적인 물건으로 취급받았던 나기사... 유일하게 어른이지만 불임치료에 지친 이쿠미와 게이고... 간략한 소개지만 부족한 글재주로 표현할 길 없는 잔혹범죄에 그저 떨리는 손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빼놓을 수 없는게 있다면 그 뒤의 반전... 이 반전을 통해 독자의 아픈 마음 또한 달래주고 있는 <전망탑의 라푼젤>은 정말 충격의 걸작 미스터리라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아동학대와 범죄 사건들의 원인이 빈곤과 폭력의 대물림으로 본다면 이는 어처구니없는 핑계일뿐이라 말하고 싶다. 어떻게든 아이를 갖고 싶었던 이쿠미는 아무렇게 임신하고 중절수술을 받는 청소년과 낳아 기른다고 해서 함부로 폭력을 행사했던 이시이의 가족을 보며 거침없는 혐오감을 드러낸다. 아이에게 가해지는 잔혹 범죄에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찾지못하고 그저 법망을 피해가는 법이란 잣대에 겉돌고 있는 현 사회를 보며 무력감을 느낄만도 했기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화가 치밀었지만 아무것도 하지않는 어른들... 그리고 힘을 쓸 수 있음에도 손 놓고 있는 권력자들의 무능력을 증명하듯 범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화가 치밀기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망탑의 라푼젤>은 빛 하나 들지않는 어둠 속에서 쉼없이 작은 희망을 찾으려 무척이나 애쓴다. 이곳을 벗어나면 좀 더 나은 삶을 찾을 수 있을 것이고 부족하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누군가의 존재로 아직은 이어져 있는 꿈을 잡고 살아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작은 의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현대사회의 어둡고 혹독함 속에서 제발 아이만큼을 살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던 소설 '전망탑의 라푼젤'... 이 세상의 모든 어른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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