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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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 컬렉션

『 설득 』

제인 오스틴 / 윌북






기특하게 잘 성장해서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게 했던 책... 어쩐지 소설의 도입부분에서 첫째부터 막내까지 읊어대더니 역시나 둘째의 설움을 그대로 보여줬다. 열 여섯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권한을 물려받은데다 미인이기까지 한 엘리자베스 그리고 천덕꾸러기처럼 철없는 동생이었지만 가장 먼저 결혼 해 그런대로 지내는 막내 메리, 고귀하고 다정한 성품을 지녔지만 거침없는 무시와 모든걸 양보해야했던 둘째 ... 다른건 몰라도 읽는내내 앤만 잘됐음 좋겠다고 간절히 바랐다.

어쩜 그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앤은 월터 엘리엇 가문에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성장했다. 딸만 셋이니 가문의 대를 잇지는 못하겠지만 나름 높은 지위의 집안과 연결되 체면치레는 해야한다는 아버지 월터는 겉치레만 번지르르한 허영심 가득한 인물이었다. 그러니 읽는 책이라곤 준남작의 명부로 작위에 맞는 이를 짝으로 기록하길 원했다는거...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중에서 가장 완벽하다는 평을 들었던 작품으로 당시 영국 귀족사회의 모순과 허위의식 그리고 존재하지 않았던 여성의 권위를 그려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의지했던 인물의 설득으로 손을 놓았던 사랑... 한참의 시간이 지나 다시 만났을 때, 그 사랑이 변치않았음을 알았다면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본다면 절대 가능하지 않았겠지만 우리의 제인 오스틴이기에 조금은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럼, 보이고말고요.

당신 표정만 봐도 어젯밤 세상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

온 세상 나머지 사람을 다 합친 것 보다도

지금 당신의 관심을

더 많이 끄는 사람과 함께했다는 걸 알 수 있지요.



서머싯셔 켈린치 홀의 월터 엘리엇 경... 아들이 없던 그는 월터2세의 증손자인 윌리엄 월터 엘리엇을 상속인으로 하여 엘리자베스와 연결지으려하지만 어떤 사유에서인지 만날 기회가 없었다. 또한 신분에 가치를 둔 그였기에 준남작의 위엄을 유지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형편이 어려워지게 되었고 지출을 줄이기위해 잠시 다른 곳에 정착해야만 했다.

한편 어머니의 절친한 친구 레이디 러셀은 레이디 엘리엇이 사망한 뒤로도 그들과 가까이 지내며 적지않은 도움을 주었는데 분별있는 훌륭한 성품의 소유자로 미운오리와도 같았던 앤을 특별히 아꼈다. 앤 또한 자신을 무시하는 가족보다 그녀와 함께 지내면서 레이디 러셀을 믿고 의지했지만, 첫사랑이였던 웬트워스가 낮은 지위를 가졌다며 결혼을 반대했던 그녀의 설득을 저버리지 못해 그의 손을 놓고야 말았다. 하지만 8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제부터 본격적인 밀당이 시작되는 <설득>... 누가 더 작위가 높은지 그리고 재산이 많은지에 대한 저울을 놓고 부끄러운 만남이 오가게 된다. 이것이 정말 사랑인걸까?라고 의심에 의심을 더한 이들의 만남은 시커먼 속내가 훤히 들여다 보일정도니 말이다. 사랑이었지만 오만함으로 인해 입밖으로 사랑이라 말하지 못한 남자... 그리고 목적을 이루고자 신사의 가면을 쓴 남자의 친절을 과연 앤은 알 수 있을까? 여전히 자신의 입장보다 타인을 배려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마음을 드러내지 못했던 앤... 끝까지 조심하고 인내해야 했으며 가족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지 못했던 그녀의 마음... 이제는 자신의 삶을 돌봐야 한다고 열렬히 응원한 독자의 마음을 외면하지 않기를 한없이 바라게 했던 작품이었다.

조심스럽게 드러냈지만 그럼에도 사랑이었기에 참 다행이었다. 한 평생을 살면서 사랑이란 이름으로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겪으며 살아가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소중한 건 진정으로 내가 원한 사랑이라는 것이다. <설득>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던 이유는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한 그녀가 타인의 작은 인정만으로도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 많았기 때문이다. 보여지는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그녀에겐 감동으로 전해졌으니 칭찬에 목말랐던 앤의 모습에 독자인 나를 마주했던 시간이기도 했다는거... "존재하지 않아도 끝까지 오래 사랑하는 것!" 이 사랑을 마음껏 응원하고 싶은 '제인주의자!' 이 책 먼저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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