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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ㅣ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강명순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평점 :
첫사랑 컬렉션
『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 윌북
사랑... 그것 참 어렵다... 허락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게 그렇게나 잘못된 일 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책을 마주하는 독자로서 나는 당연히 잘못된 일이라고 말 할 것이다. 하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이후, 쉴새없이 흔들렸던 마음을 어쩔 도리없이 이대로 놔둘 수밖에 없었다. 질풍노도의 젊은 혈기로 막연히 사랑을 외쳤던 베르테르가 아닌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했던 간절함이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당시 1770년대의 독일 사회를 옅보자면 지체 높은 사람이 신분이 낮은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했던 원칙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고 출세와 권력욕에 사로잡혀 겉치레만 번지르르했었다는 점... 신분 차별로 인한 자유의 속박 그리고 관례에 벗어난 행동을 치욕적으로 여겼던 그들의 모습을 본 청년 베르테르는 세상에 눈을 뜨면서 이중적인 그들의 모습에 환멸의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그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냈던 첫 번째 편지에 사람의 마음은 믿을 것이 못 된다면서 그곳을 떠나오게 되어 기뻤다는 표현을 했으니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로맨스 소설인 듯 하지만 '고독'한 세상에서 벗어나 '환희'를 마주하게 된 한 청년의 초상과도 같았다. 거침없었던 청춘의 열정에 우정과 사랑이란 감정의 혼란으로 자기 스스로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그는 당시 '베르테르 효과'라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는 사실... 무수한 청년들이 그를 자처하며 노란 조끼를 입었고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세상과 등지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으니 말이다.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나 열망하게 했는지... 또 진정한 사랑을 논하고 싶다면 왜! 이 책을 필독서로 읽어야 하는지 슬픔에 빠진 그에게 달려가 보도록 한다.
나는 이제 시들어 소멸할 시간이 가까이 왔노라!
나의 잎사귀들을 죄다 떨어뜨릴 폭풍우가 가까워지고 있구나!
일찍이 내 아름답던 모습을 본 적이 있는 나그네가 내일 찾아올지니.
하지만 아무리 들판을 두리번거리며 찾아봐도
그는 끝내 나를 발견하지 못하리라.
마음이 이끌리는 한적한 곳에 작은 오두막을 지어 금욕적인 삶을 꿈 꿨던 베르테르... 그는 집을 떠나 여행을 하면서 친구 빌헬름에게 안부편지를 전하고 있다. 어쨌든 그렇게 발견한 발하임 마을... 낮은 언덕에 오르면 한 눈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그곳에 정착하기로 하는데, 그곳에서 만난 어떤 여인에게 온 정성을 쏟느라 편지 쓸 겨를이 없었다는 사실... 그렇게 베르테르와 로테 그리고 알베르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젊은 친구들이 여는 무도회에 초대된 베르테르... 평범한 어느 아가씨와 파트너가 되어 마차를 타고 가는 길에 다른 아가씨도 함께 태워가기로 한다. 아름다운 아가씨를 만나게 될 거라고... 하지만 사랑에 빠지지 않게 조심하라고... 부친이 돌아가셔서 다른 곳에 가 있지만 그녀에겐 이미 약혼한 멋진 남자가 있다고... 그렇게 우연처럼 로테를 마주한 베르테르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소박하지만 생기가 넘쳐났고 지적이면서 자기감정에 충실했던 그녀를 보는 그의 눈에 생기가 넘쳤다. 삶의 의미가 살아나는 듯 했고 계속 그녀를 만날 생각에 빛나는 환희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하지만 약혼자가 있는 그녀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충동을 억눌러야 했고 우정이상의 감정을 가지지않으려 노력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깊어지는 사랑을 주체할 수 없었던 베르테르는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만다.
죽음도 불사했던 베르테르의 사랑... 사랑에 빠진 사람은 바보가 된다는 말이 맞나보다. 삶의 주체로서 자신의 감정에 성실했던 젊은 베르테르의 사랑은 무척이나 아팠다. 예민한 성격이었지만 그가 그려낸 은유적 표현은 아름다운 문체를 만들어냈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도 올곧은 판단을 했던 그가 '사랑'이란 이름에 거침없이 무너진 이유는 '고독'이란 설움때문이 아닐까 한다. 친구의 이야기를 재구성하고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이룰수 없는 사랑을 했던 한 남자의 절망과 밀려오는 슬픔에 진한 감동을 더했던 이야기였다. 덧없는 사랑의 끝에 남겨지는 것은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