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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즈워스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0
싱클레어 루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6월
평점 :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010
『 도즈워스 』
싱클레어 루이스 / 휴머니스트
<도즈워스>와 함께 오랜시간을 여행하면서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았던 그의 사색이 있었다.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시간이 아닌 자신에게 남아 있는 시간... 20년즈음이나 30년 정도 남아 있는 그 시간이 새로 시작해도 늦지않았다는 믿음에 대한 확신이 이 페이지의 마지막장을 넘기는 힘이 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듯 하다. 독자인 본인도 중년의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열정을 다하지 않았던 순간을 떠올리며 가끔은 후회를 할 때도 있었는데, 주인공 샘 도즈워스는 지나버린 시간이 아닌 앞으로의 시간을 오로지 나로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거... 다소 늦은 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결국은 독자의 바람대로 이루어졌으니 안심이 되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절친이 있었는데 만날 때마다 웃으면서 서로를 헐뜯다가 결국 싸움으로 번지는 철없는 친구 부부가 있었다. 우스갯소리지만 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인듯... ㅎㅎ 서로 다른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부대끼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 남은 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한다면 또 다른 삶의 쉽지않은 여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보통 서른정도에 결혼을 한다고 치면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해야하니 인생이란 여행길이 서로의 노력없이는 지루하고 고된 여정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도즈워스>에서는 유럽 각지를 여행하면서 미처 보지못했던 이기적인 면모와 우둔했던 자신의 과오를 마주하고 견딜 수 없는 이국의 땅을 밟으며 자신의 내면과 쉼없이 마주했던 한 남자의 고독을 담고 있었다. 마치 함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무치도록 외로웠고 미소지으면 던진 날카로운 말 한마디에 상처받았던 한 남자... 샘 도즈워스의 고된 여행길이 시작된다.
우리가 그렇게 지껄이던
'새로운 인생 모험'을 이제 정말 시작한다면 우습겠군!
그래, 난 원하는 게 뭔지 알았어.
주인공이자 다 가진 남자 샘 도즈워스...
1903년 제니시스의 귀족들이 모인 클럽에서 샘 도즈워스는 얼음 천사라고 불리는 프랜 볼커를 보고 한 눈에 반한다. 지금은 마차지만 20년쯤 뒤에는 마차보다 자동차가 흔해질 것이며 자신은 레벌레이션을 꿈 꾸고 있다며 당당하게 말하던 그는 그녀를 쟁취해 버렸다.
어느덧 성공한 기업가가 된 그는 자신이 평생 키워온 회사를 매각하고 아내 프랜과 미국을 떠나 한 번도 떠나본 적 없었던 여행을 계획한다. 힘든 결정이었지만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쉼없이 일만 하면서 보냈던 지난 세월이 왠지 헛되이 느껴졌다는거... 그는 이번 여행을 통해 진정한 삶을 찾으려 했고 영국으로 향햐는 얼티마호에 올라탓다. 문제는 나이에 비해 젊고 매력적인 프랜에게 뭇남성들이 늑대처럼 달려드는 것을 보고 사교적인 그녀 또한 그들과 자연스레 가까워 지면서 점차 멀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첫날부터 그림같은 영국을 뒤로하고 바로 돌아갈 궁리를 했으니 이 여행길은 아마도 고난의 길이 될 듯 싶었다.
처음 여행하는 샘에게 스위트룸 예약을 잊었다는 이유로 그동안 쌓였던 불만을 토로하는 프랜의 화를 풀어주기위해 고군분투하던 샘은 다른 남자에게 끌리는 프랜의 모습을 봐야 했고 확연히 다른 취향의 여행스타일때문에 그들의 여행은 불편하고 어색해져만 간다. 즐거워야 하는 여행이 어쩌다 고행의 길이 되버리고 만 걸까? 여행의 끝자락즈음엔 과연 웃을 수 있을까?
<도즈워스>를 만나면서 그들의 눈으로 보는 유럽 각지의 아름다운 경관을 볼 수 있겠다고 기대했다. 하지만 유럽의 경관보다는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변하지 않는 인간의 본성과 관계를 통해 마주하는 나 자신에 대한 내면을 보게 된다. 돌봐야 할 아이였던 철없는 아내를 지켜보며 자신의 과오를 자책했던 샘은 나 자신을 돌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며 혼란스런 내면의 균열을 마주하게 됐고 쉽지않은 다짐으로 내 삶의 주인이 되고자 결심하게 된다. 불안한 미래를 예감하지만 책 속의 주인공이 말한 것처럼 앞으로의 남은 시간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시작해도 괜찮다는 확신하는 말에 부족한 독자지만 공감의 하트를 아낌없이 보내본다. 그러니까 지금이 바로 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