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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밤인 세계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2년 4월
평점 :
『 언제나 밤인 세계 』
하지은 / 황금가지
어둠에 현혹되어 자신의 삶을 그르치는 일이 없도록... 이 책을 읽는내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어둠을 가감없이 맛보았던 것 같다. 코로나로 꼼짝하지 못하던 때... 인간이란 가면을 쓰고 벌레만도 못한 사악함을 드러냈던 괴물들... 나약해진 인간의 마음을 침범해 어둠에 물들게하고 대가를 무기로 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족쇄를 달아놓은 듯... 그렇게 인간의 가면을 쓴 존재들은 어딘지 모르게 조용히 우리 주위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밤인 세계>는 판타지 스릴러지만 인간 세계에 던져진 경고장과도 같았다. 원하고자 하는 바를 얻기위해 악마와 거래를 하고 그렇게 얻어낸 것을 놓치지않으려 모종의 배신을 거행했던 어리석은 행동들... 하지만 살고자하는 소중한 이의 생명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죄값을 감당한 그들의 용기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이 책은 어둡지만 작은 빛을 밝히려했던 이들을 한없이 응원했던 소설이었다.
누구도 소중히 여기지 않는 두 사람이
온전히 서로만을 소중히 여길 때,
마치 기적과도 같은 애정이 탄생하겠죠.
서로를 구원하는 것도 나락으로 빠뜨리는 것도
오직 두 사람의 손에 의해서만 가능 할 거예요.
하반신이 하나로 붙어 때어난 샴쌍둥이 에녹과 아길라... 그대로 성장하다간 살아남기 어렵다는 의사의 말에 분리 수술을 하게 되고 미약한 성공률이었지만 세기의 역사에 기록될 만한 성공을 거둔다. 아이의 형태가 에녹의 몸에 아길라가 기생하듯 붙어있었으나 뭇 사람들은 가문의 성을 물려주기위해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수군거렸다.
어쨌든 생각했던 것 보다 아이들은 서로를 의지하며 무척이나 밝게 자랐다. 7살이 되던 어느 해... 당차게 꾸지람을 들은 하녀장이 홧김에 "아가씨는 원래 죽을 운명이었다는 거 아세요?"라는 말을 했고 자신의 비어있는 하반신을 보며 부모님께 진실을 물으러 가던 중 충격적인 대화를 옅듣게 된다.
악의 작은 불씨가 손 쓸 수 없을정도로 커지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아길라는 에녹에게 우리는 한 몸이었다는 것을 세뇌시켰고 마음이 약한 에녹은 누이의 삶에 자신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아 그녀가 원하는대로 자신의 것을 내어주기로 다짐한다. 한편, 아길라는 자신의 다리가 의학적으로 회생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비과학적 학문에 심취해 있었고 그녀가 화날때마다 기괴한 사건이 벌어진다. 아버지의 서재에 불이나 화상을 입고 어머니는 바늘에 눈이 찔려 실명했다는 거... 학교에 입학하려는 에녹의 발목을 잡기위해 아길라는 밤의 어둠 속으로 무너뜨리기 시작하는데.....
초자연적 힘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들...
그들은 신이 아닌 악마를 찾는다.
<언제나 밤인 세계>는 끊임없는 희망의 빛을 찾게 만든다. 거침없이 쏟아지는 혐오의 시선을 견딜 수 없었던 아길라... 그녀가 어둠에 빠지기 전에 모든 것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어렸다는거... 그저 자신이 원한건 걸을 수 있었던 평범한 다리뿐이었다. 에녹 또한 여린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내놓았고 원죄를 속죄하기 위해 남작 부부 또한 감내해야 할 것들을 받아들였다는 사실에 인간의 욕망이 불러오는 추악함은 결국 심판대에 서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한다. 거침없는 애증에 뭉클함 또한 선사했던 <언제나 밤인 세계>... 어둡지만은 않았던 이야기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