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자리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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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자리 』

리디아 유크나비치 / 든




이쪽도, 저쪽도 아닌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당신이 어디에 있든 나는 이해한다.


사회의 중심에서 버림받은 자들이 모이는 곳... 구석진 산 속이나 세상의 끝자락과도 같은 가장자리... 바로 그 곳에 그들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그들을 사회로 불러들이기보다 눈에 띄지 않도록 더 깊숙한 곳에 그냥 머물기를 바란다. 어쩌면 그들을 이용하여 범죄를 저지른다거나 하찮은 물건취급을 하기도 하며 더 나쁜 이들은 아예 사람취급조차 하지 않는 존재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 생각해보면 결국 가해자는 우리 모두가 아닐까 싶다.

음지에서 숨 죽여 살아가는 여러 단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는 <가장자리>는 거대한 자본주의의 세계에서 설마 이런 사람들이 실제한다는 사실에 거짓된 이야기가 아닐까했지만 각종 커뮤니티에서 들려오는 치졸한 사건사고를 보면 이런 거지같은 삶이 정말 존재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하단 이유로 그들을 이용하고 나약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을 착취한다거나 학대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는 벼랑에 내몬 사람들이 과연 누구일지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떤 어른들은

인간의 가치에 관한 원칙들을 전부 위반하며 살고,

그런 어른들의 이야기는

온 세상 아이들의 삶을 뒤흔든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 '장기배달부'였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버려진 아이들 그리고 실종된 아이들의 종착지... 결국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 사고로 손목이 잘린 아나스타샤는 잘려진 왼손을 발목위에 붙이고 살았다. 위험하지만 그곳은 의사들이 위험한 실험을 하기위한 최적의 장소였고 실패를 하더라도 책임지는 일이 없었기때문이다. 다행히 수술에 성공한 아나스타샤... 힘은 없었지만 발목에 붙어있던 손은 왼손에 안전하게 붙여졌다. 하지만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는 그녀에게 가족이란 존재는 나타나지 않았고 먼 친척아주머니라는 사람이 찾아와 열일곱명의 아이들과 함께 살게 된 소녀... 인간의 몸에는 다른 이들에게 이식할 수 있는 장기들이 있었고 아이들의 가치는 그들이 먹고 살기에 충분했다는 점... 그녀는 그곳에서 '장기배달부'의 일을 했다. 

꿈과 미래? 그들에게는 욕지거리보다 더 먼 단어였다. 하나의 단편만으로 <가장자리>가 보여주는 인간세계의 추악한 민낯은 그야말로 어둠이었다. 손가락 사이로 들어오는 아주 작은 바람조차도 허락되지 않았던 소외된 자들의 삶... 무차별적인 학대, 힘으로 짓눌러온 강간과 성 노동, 찌든 가난에 대한 폭력 등의 상처는 그 무엇으로도 그들을 회복가능케 하지 않았다는거... 그것이 나를 무척이나 화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저자는 모든 것을 이해한다고 말한다. 어둠이지만 희망의 빛이 보일 것이고 삶의 몸부림 속에 좀더 나은 삶에 도달할 것이라고... 독자인 나는 도대체 어디서 희망을 봐야할지 모르겠는데 <가장자리>를 보는 모든 이가 그렇게 응원하고 있었다. 그럼 당신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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