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부크크오리지널 3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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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

무경 / 부크크




명탐정 뒤팽의 힘으로 만만치않은 유학생활을 했던 에드가 오... 어깨에 뽕을 가득 넣어 거만할 줄 알았는데 어수룩한 이미지에 2%정도 부족한 매력을 지닌 사내였다. 그럼에도 인정할만한 영어수준으로 과외를 했던지라 그정도의 어수룩함은 용서가 가능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넘의 모던 보이... 읽는내내 헛웃음이 나왔던 그의 무채색의 모더니즈은 그야말로 자신만의 색을 입히지 못했다는 점... 알면서도 어색한 매력때문에 쉼없이 페이지를 넘기는 재미가 있었다.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 사라진 페도라의 행방>에서는 주인공 에드가 오가 주장하는 모던의 정의... 모던은 모든 물건이 제자리를 찾아야 하는 질서이며 이상적 존재로 모던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는 정의는 도끼 살인사건의 흔적을 찾으면서 그가 주장한 모더니즘이었다. 어쩌면 이 주장을 바탕으로 사건을 모던하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고 기대했지만 역시나 끝까지 어설펏던 유학파 에드가 오... 그의 모자란 매력과 더불어 함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 보기로 하자.





불란서에서는 혁명이 일어났을 때

단두대란 걸로 왕과 귀족들의 목을 베었다지요?

그런데 조선에는 그런 좋은 물건이 없으니

도끼로 그 썩은 놈들 모가지를 하나하나 잘라내야 할 것 같소.

썩어빠진 나뭇가지를 도끼로 쳐내듯이 해버려야지요!



서기 1929년 쇼와 4년... 에드가 오가 경성에 복귀한 해다. 경성에 돌아와 형님 오덕형과 함께 살기로 하였으나 갑작스런 혼례에 따로 하숙을 구해야 했던 그는 형님이 소개한 집을 찾아가 보기로 한다. 흙 길을 따라 걷던 그의 눈에 보인 '은일당'은 2층 높이의 수려하고 화사한 서양풍의 집으로 에드가 오의 취향에 딱 맞아떨어졌다. 무슨 수를 써서라고 그곳에 하숙하고 싶었던 그는 평범한 조선여인이었던 집주인의 딸 선화에게 과외를 해 주는 조건으로 그곳에 머무르게 되는데...

그러던 어느날,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거하게 술을 마신 에드가 오... 나라잃은 어수선함을 토로하며 거침없는 언행도 오갔지만 무르익은 술자리의 여파로 에드가 오는 술에 취해 그자리에서 잠들고 만다. 찌르는듯한 두통으로 눈을 뜬 그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페도라가 없어진 것을 알아채고 친구의 집으로 향하는데... 차가운 적막과 자욱한 피비린내에 기겁한 에드가 오... 곧바로 순찰에 신고하지만 범인으로 지목되어 유치장에 가둬지게 된다. 문제는 유치장에서 보내는 하루사이 또 다른 사건이 일어났다는거...

전대미문의 도끼 살인사건의 범행 도구는 같으나 뭔가 석연치않음을 느낀 에드가 오... 자신의 무고함을 밝혀내기위해 그는 에드가 알란 포 '도둑맞은 편지' 속의 뒤팽으로 '경성 유일의 사립탐정'을 꿈 꾸기로 한다. 이 어수룩한 모던남 에드가 오는 자신의 누명을 벗고 과연 진범을 찾아낼 수 있을까?

넷플릭스 드라마에 '지금 우리 학교는'을 보면 친구들이 청산이의 부모님이 운영하는 치킨 집에서 "짠데 맛있어!'라는 말을 반복하면서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갑작스레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을 읽으면서 "어리바리한데 재밌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교묘한 트릭을 내세운 것도 아니고 미스터리추리를 좋아하는 독자들은 범인을 유추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반전을 찾다가 헛웃음이 나올정도로 명확하게 그려진 진범에 더 놀랐다는게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수룩하게 속여먹는 재미가 솔솔했던 국내판 살인사건... 게다가 사건을 해결하는 의외의 인물로 어쩌면 다음 사건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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