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유괴
니시무라 교타로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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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유괴 』

니시무라 교타로 / 블루홀6





이 세상은 완전 미쳤어... 

책의 띠지에 적혀있는 문구이기도 하지만 최근들어 나도 입에 달고 사는 말인것 같다. 과학의 최고점을 달리고 있는 21세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전염병으로인해 몇년간을 꼼짝 못하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고 티비만 틀었다하면 끊임없이 나오는 잔혹한 사건사고... 게다가 자국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전쟁도 불사하는 혼돈을 가져오는 나라도 존재하다니... 미치지 않고서야 어쩜 이럴수 있을까 싶은 요즘이다. 그동안 많은 것을 누리며 부족함없이 편안한 삶을 살았던 인간들은 그 사실을 잠시 잊은 듯 채워진 잔이 넘치도록 더 많은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거짓없이 드러낸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결핍의 절실함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지 매번 되뇌이고 있다. 영화에서처럼 히어로가 나타나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는 이상,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 이 상황이 그저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화려한 유괴>는 이렇게 미쳐가고 있는 세상속에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한 천재들의 반란이라 말 할 수 있다. 우월한 인자로 인정받은 그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외면당하고 실패의 경험부족으로 자신의 실패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무너지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천재의 좌절을 그대로 그려낸 스토리였다.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장이라 불렸던 니시무라 교타로였지만 국내에서 작품제작 중에 부고 소식을 알리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던 <화려한 유괴> ... 특별히 주문한 원고지에 직접 손으로 기필했다는 저자의 소개프로필을 보면서 긴장된 마음으로 세세하게 읽어나갔다.




자, 다시 한번 설명할 테니 마음 가라앉히고 들어.

우리 블루 라이언스는 현재 일본 전 국민을 납치했다.

오직 그뿐이야.



일본인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사몬지 스스무는 컬럼비아대학 범죄심리학을 이수했다. 검은 머릿결에 파란 눈을 가진 그는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일본으로 돌아와 그의 비서이자 아내인 후지와라 후미코와 함께 사몬지 탐정 사무소를 차렸는데 파리만 날리고 있었다는 점... 매일 마시는 조제커피가 지겨워 제대로된 커피를 마셔야한다며 에트랑제에 갔다가 옆좌석 커플의 사건현장을 목격하게 된다.

한편 총리실에 걸려온 전화한통... 자신을 블루 라이언즈의 일원이라 소개한 의문의 목소리는 1만 2천의 일본 전 국민을 납치했고 거액의 몸값을 요구하는데 장난전화겠거니 무시한 시점에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바로 커피숍에서 청산중독으로 사망한 커플... 불특정다수의 인질이라 누가 죽어나가도 수사의 방향은 찾기 어려웠고 치정이나 원한에 의한 살인이 아니기에 사건은 도무지 진전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총격으로 인한 사망자와 플라스틱 폭탄을 이용한 비행기 폭발로 엄청난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경시청 수사과 야베 경부 사몬지 탐정 사무소에 방문해 비밀리에 조사를 의뢰했고 사몬지는 총리실에 걸려온 전화내용을 토대로 일본 영재 교육 센터를 거처간 천재들과 연결되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문제는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다는거... 과연 천재들의 싸움에서 지능적 우위를 차지하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이 책을 읽는내내 불안감이 가시질 않았다. 불특정다수를 인질로 삼아 무작위로 범죄를 일으키고 한치의 오차없는 치밀함으로 멘붕에 빠지게 했던거... 게다가 왠지모를 모방범죄에 대한 불안까지 가져오면서 온 몸에 털들이 쭈볏 솟아오르는 듯 했다. 제목만큼 현란했던 <화려한 유괴>는 진짜 위험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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