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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목소리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
버넌 리 지음, 김선형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평점 :
유령 연인...
오묘한 매력에 흔들림없는 표정... 자신이 끝내지 못한 그녀의 초상화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있다. 당시 사건은 신문에 도배가 되기도 했는데 집착과 망상 그리고 파멸로 이르게 만든 유령의 존재는 과연 어떤 것이었는지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하였다.
켄트 소지주부부의 초상화를 그리는 일을 맡았던 화자... 그 화자는 당시 자신의 작품이 실제와 다르다며 트집을 잡았던 귀부인의 문제때문에 일감이 없던터라 그 일을 덜컥 수락한 것에 약간의 후회가 생겼는데 특징없는 외모도 그렇지만 거대한 저택은 우울감에 휩싸인 듯 했기때문이다. 어쨌든 초상화만 완성시키면 되었기에 그곳에 머물기로 하는데... 오크허스트 부부의 대화는 난감할 정도로 동떨어져 있었다. 한 사람은 밀어내고 다른 한 사람은 사랑을 갈구하는 듯한 느낌... 과거를 사는 아내 그리고 현재를 충실하라던 남편... 어떤 이유로 그들은 오랜 과거를 떨쳐내지 못하는건지...
영혼이 누군가에게 깃들어 인간의 의지를 무너뜨리는 그건 기이한 현상을 나는 믿지 않는다. 인간이 무너지는 이유는 심각한 집착증으로 자신 스스로를 파멸에 이르게 만드는 의지의 상실이지 귀신이 씌듯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크허스트 부부의 모습을 보면 사랑에 반한 무시와 경멸이 그들을 나락으로 몰지않았나 싶다. 아무리봐도 그들부부는 사랑이 실종된 상태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