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이기주의 마녀사냥... ‘회색 여인‘ - 엘리자베스 개스켈 #03

회색 여인 ㅣ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2
엘리자베스 개스켈 지음, 이리나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2월

마녀 로이스...​

영국을 떠나 바퍼드로 향하고 있는 한 소녀...​

부모님이 생을 마감한 후 소녀는 하나밖에 없는 혈육인 외삼촌네로 향하고 있다. 환대까지는 바라지 않았지만 차갑고 냉정한 태도에 몹시 당혹스러웠던 로이스는 어떻게든 버텨나가야 했고 가족의 일원이 되고자 노력도 했다. 다행히 자신과 나이가 비슷한 페이스가 마음의 문을 열었고 고민을 얘기하며 잘 지내는 듯 싶었다. 마녀사냥의 표적이 되기 전까지는...

내 신심이 부족해

정체 모를 악마에게 고통받는 것도 싫은데,

악마가 더 큰 힘으로 내 영혼을 침범해

나로 하여금 혐오스러운 범죄를 저지르게 하면 어쩌지?

믿음을 무기로 심판을 거행하려는 인간은 과연 신이 전하고자하는 성경말씀을 제대로 따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들은 다 내게로 오라던 구절은 무시하고 사탄에 물든 자를 처단한다는 이유로 인간인 자신들이 심판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결국 생을 마감한 인간이 천국과 지옥의 길로 심판되는 것이 아닌가? <마녀 로이스>를 읽으면서 화가 났던 이유는 심신이 나약해졌다거나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어처구니 없게도 주님의 심판이라며 희생양을 찾으려 현혹된 인간들을 보면 치졸함마저 느끼게 된다. 무엇때문에 이런 참상을 이슈삼아 공포심을 그려내고 군중몰이를 하여 희생양을 만들어내는지 모르겠다.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