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여우눈 에디션) - 박완서 에세이 결정판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 』

박완서 / 세계사





여우비에 대한 이야기만 들었어도 지나가는 시간이 아쉬워 눈물짓게 했습니다. 따뜻한 계절에 잠깐 왔다가 금방 사라지는... 그래서 이 겨울에 잠시 따뜻하게 다가온 박완서님의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는 제겐 잠시 스치는 인연이 아니였습니다. 언제였는지 기억은 가물하지만 어느 강연자가 하는 말이 인간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은 아주 찰나의 순간이라고 합니다. 매번 지치고 힘들고 괴로워도 소소한 작은 선물이라던지 누구로인해 느끼는 찰나의 행복때문에 내일을 힘 낼 수 있다고 말이죠. 그 말에 무척이나 공감을 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동안 잊고 있었던 추억의 순간을 다시금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의 마지막 페이지를 보면 꽃잎 한 장 남겨진 작가의 생이 끄적여 있었어요. '1931. 10. 20 ~ 2011. 01. 22' 태어난 해부터 40을 더해도 제 나이보다 훌쩍 넘어선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국민학교, 버스 안내원 등의 이야기는 어릴 적 제가 보았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 더욱 정감이 갔답니다. 이 책은 생전에 저자가 끄적였던 660여편의 에세이 중 주옥같은 이야기만 추려냈다고 하니 더욱 소중한 추억이겠지요.





오래 행복하고 싶다.

오래 너무 수다스럽지 않은,

너무 과묵하지 않은 이야기꾼이고 싶다.


저자의 어머니는 이야기꾼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소설에 대한 엄숙한 정의를 내린 것이 소박하지만 뿌리 깊은 뜻인 '소설은 이야기다'라고 했고 그렇게 뛰어난 이야기꾼이 되고 싶었다고 합니다. 단골 미장원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던 그녀는 테이블 위에 놓여진 '여성동화'를 집어들었고 '여류 장편소설 모집'이란 광고글에 기분좋은 두근거림을 느껴 바쁘게 글을 썼습니다. 급하게 시작한 것도 있고 당선이란 기대는 없었기에 가족에겐 철저하게 비밀에 감추었다고 하는데요... 당선 소식에 놀라움도 잠시, 손에 쥐어진 상금 50만원으로 끝났다는 생각에 허망함까지 들어 '작가는 고독한 작업이구나'라고 느꼈습니다. 한번에 당선된 오만함도 있었지만 다음을 위한 숨죽인 습작은 지금의 박완서 작가를 만들었다고 하네요.

얼마전 김금희 작가 강연 중, 사회자가 가장 존경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물었을때 바로 '박완서 작가'를 언급했습니다. 그분의 문체는 무척이나 부드럽고 현대적이라고 하면서 언급하는데 독자로서 나도 모르게 작가님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었어요. <모래알만 한 진실이라도>를 만나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특히 손자들에 대한 작지않은 사랑, 살아있는 한 정직하고 진실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깊이 스며듭니다. 왜냐하면 행복해질 능력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게 진실이니까요. 코로나로 움츠렸고 특히나 더 추웠던 이 겨울... 모쪼록 따뜻한 메세지를 통해 잠시라도 위안이 되었을 오늘이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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