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후루타 덴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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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 』

후루타 덴 / 블루홀6

 

 

 

 

익명으로 모든 것이 숨겨지지 않는다는 걸 아직도 모를까? 몇 해 전인가... 캐나다에서 자식이 부모를 고소했던 사건으로 인터넷이 떠들썩 한 적이 있다. 자신이 축적해 온 사회적 이미지가 있었는데 자신의 허락없이 10년간 인터넷에 글을 게재해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를 계기로 자식의 사생활 침해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고 설명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엔 부모라도 처벌을 한다는 외국의 판례도 있었다. 특히 최근엔 무심코 올린 사진이 범죄에 악용되고 n번방 같은 크나 큰 사건도 벌어졌으니 더욱 신중한 소통이 요구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에선 익명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악의가 우리에게 가중시키는 정신적 문제를 결합시켰고, 한층 가까워진 온라인 속에서 벌어질 범죄에 대한 문제를 직시하고 어떻게 예방할 것인지 그 대책을 과제로 남겼다.

 

 

 

모든 게 딸을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저 자신의 과시욕을 채우고 있는 게 아닐까?

Name: 아로하

Comment: 당신은 아이를 정말 사랑하나요?

소라파파의 답글이 달려있다.

Re: 혹시 자녀가 있으신지요?

이자식, 입만 살아가지고는. 다시 키보드에 손을 올렸다.

 

 

도오 출판사 히로인 잡지부록의 편집자 카에데...

'남편과 아이의 삶을 서포트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겠어. 내 삶의 주인공은 바로 나야!'라는 광고문구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가정주부로서의 삶을 만족하고 있는데 의지를 깎아내렸다는 등의 항의가 끊이질 않아 분위기가 가라앉을때까지 쉬어가기로 했지만, 어느날 프리랜서 기자가 찾아와 어린이 코스프레 의상을 만드는 유명 블로거에 대한 출판 의뢰가 들어온다. 백 엔으로 자신의 딸에게 직접 옷을 만드는 '소라파파'의 블로그를 본 카에데는 아무리 봐도 자기 과시욕으로 만드는 것 뿐이지 모자이크 처리한 딸은 원치않을거라는 의심을 품게 된다.

 

넉넉하진 않지만 안정된 직장에 가정을 꾸린 다나시마... 5년전 불의의 사고로 아내는 의식불명에 빠져 여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 친가에서 딸아이를 돌봐주고 있는데 최선의 아빠가 되기위해 예쁜 코스프레 옷과 소품을 직접 만들어 딸에게 입히고 블로그에 공유를 했다. 그러던 어느날 뜬금없이 아이를 진정으로 사랑하느냐는 댓글이 달렸고, 그저 사랑합니다라고 답글을 달아도 될 것을 자신의 사랑이 의심받는다는 것에 화가 나 자녀가 있는지 반문했다.

 

이를 시작으로 익명의 악의는 일파만파 번져가기 시작한다. 단지 게시한 사진이 거짓된 것이라며 지레짐작하고 나보다 더 행복해 보이는 타인에 대한 악의적인 글이 자신의 삶 또한 까발려지면서 점차 벼랑끝으로 몰리게 되는데... 책 속에는 모르는 익명의 그림자도 존재하지만 주위에 나를 시기하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직장동료까지 얽히고 설켜 있다. 과연 이 모든 반전을 연결할 수 있는 독자가 몇이나 될지...

 

어쩌면 나조차도 익명의 악인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 대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이 끄적인 글 하나로 상대를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다시금 생각하게 했던 스토리였다. <그녀는 돌아오지 않는다>를 통해 익명의 잔혹성이 타인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깨닫게 되었고 건전한 소통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키보드에 손을 올리면 악마로 돌변하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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