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의 스케치북 - 발견과 모험의 예술
휴 루이스-존스.카리 허버트 지음, 최파일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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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험가의 스케치북 』

휴 루이스-존스, 카리 허버트 / 미술문화

 

 

 

 

배움의 발견은 기록이 되고 기록은 역사가 된다.

여행을 떠날 때 필수품 중 하나가 펜과 수첩이었다. 여행 일정을 끄적이거나 맛있었던 곳, 기억에 남는 장소, 그리고 느꼈던 감정들을 기록한 후 집에 돌아와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행위를 취미삼아 했던 적이 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였던 기록은 추억뿐만 아니라 나의 삶, 그 자체였다. 지금에 와서 가장 후회하는 일은 여러번 이사를 하면서 색바랜 추억을 버렸다는 거... <발견과 모험의 예술: 탐험가의 스케치북>의 페이지를 한 장씩 넘겨가며 느꼈던 것은 버려진 나의 삶의 기록에 대한 안타까움이었다.

 

이 책은 수세기가 지났음에도 종이와 잉크를 통해 그대로 감성까지 담아낸 탐험가의 노트를 모아 기록한 책이다. 왜Why에서 시작하는 인간의 호기심은 탐험의 동력이 되어 기록의 역사와 예술을 창조했는데 예술가의 발견과 드러내기는 모든 기록의 표본이 되기도 한다고 기록했다. 현대에는 사진 한 장으로 담아낼 수 있지만 과거엔 죽음도 불사하고 떠났던 탐험가들의 기록이 없었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인간과 자연의 역사는 없었을 것이다. 곤충과 새 등의 자연계와 대지와 바다의 항로, 건축과 사회문화 등을 모두 포함한 탐험가의 기록은 그야말로 거듭된 문명의 발달을 보여준다. <탐험가의 스케치북>을 보면 '탐험가의 절망과 고통은 탐험을 하지 않을 때'라는 말에 공감을 느낄 것이다.

 

 

 

 

부모가 남긴 유산으로 경제적인 여유가 있었던 메리앤 노스는 식물학에 관심이 많아 희귀 생물을 찾아 유화로 탄생시키기 위해 세계 곳곳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다. 커다란 바위위에 앉아 그림을 그리던 자신의 모습을 스케치하여 친구에게 편지를 쓰기도 했고 해질녘 호수에 비친 자신의 모습도 그렸던 그녀는 메리앤 노스 갤러리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했는데 지금도 방문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브라딜 네그루강을 탐사 중이었던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는 불타는 배에서 지켜낸 노트에 유일하게 남은 기록을 이 책 속에 남겼다. 찰스 다윈의 그늘에 가려진 학자로 모든 기록이 소실되었던 상실감으로 포기할만도 했으나 그는 또 탐험길에 나섰고 말레이 군도에서 오랜기간 기록을 담아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투탕카멘의 무덤을 열었던 하워드 카터의 기록이다. 화가였던 아버지 밑에서 드로잉을 공부했던 그는 이집트 탐사 기금에서 일했고, 이후 후원을 받아 발굴 작업에 착수한 그는 실패도 거듭했지만 발견의 희열 또한 느꼈을 것이다. 세월이 지나 생을 마감했던 카터의 무덤엔 투탕카멘 무덤에서 발견된 소원의 잔의 인용구가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문명의 발달로 지금이야 세계 어디를 계획하든 기록과 이동이 손쉬워졌지만, 과거 탐험가의 기록을 보면 고난과 고통의 연속이었다. 왠지 영화 <인디아나 존스>가 생각나기도 했고... 주머니가 많은 카키색 탐험복, 모자와 카메라, 오래된 노트와 덥수룩한 턱수염 등이 생각나면서 쉽지않은 여정이 그려진다. 매번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나 자신을 이겨냈고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소중한 기록들... 바로 <발견과 모험의 예술: 탐험가의 스케치북>에 그 모든 기록이 그려져 있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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