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 마호로 역 시리즈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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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 』

미우라 시온 글 /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요즘 같이 삭막한 세상도 없을겁니다.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무슨 일이 일어나도 관심이 없으니까요. 부모님의 말씀을 들어보면 과거엔 이웃간에 사이가 좋아 이웃의 사돈에 팔촌은 물론이거니와 그집의 수저가 몇개인지도 알고 있다고 하니까요. 오히려 지금은 봐도 못 본 척 하는것이 일상이고 알고 지내면 피곤할 뿐이라며 개인적인 성향을 띄는 사람들이 많은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람들이 점점 인색해 지고 화도 많아진 듯 하여 몹시 씁쓸한 느낌입니다.

 

 

 

 

이번에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을 만나면서 이웃간의 이 씁쓸한 관계가 왠지 달콤하게 다가온 것 같은 느낌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변변찮은 두 남자들의 데면데면한 매력으로 미심쩍지만 왠지 곁에서 든든히 지켜줄 것 같은 굳건한 믿음같은거요... 눈에 띄게 멋지지도 않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성실함으로 승부하는 다다... 툭툭 던지는 쌩뚱함에 계속 눈길이 가는 교텐... 이들이 만나는 마호로 이웃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바로 <마호로 번지 없는 땅>이랍니다. 얼른 만나보실게요.

 

범상한 도시에 범상치 않다는 마호로의 이웃들...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고교동창 교텐을 '다다 심부름집'에 들이면서 원치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사건이 일어났어요. 그 중 야쿠자와 연관되어 교텐이 기습을 당한 사건도 있었고요... 이로 인해 두 사람은 저마다의 길을 가는 듯 했지만 다시 함께 일을 하게 되었지요... 물론 여전히 교텐은 소파에서 뒹구는걸 좋아합니다.... ^^ 그럼 마호로 이웃은 어떨까요?

 

 

 

 

 가느다란 달에 재촉받듯이 트럭은 사무실로 향했다.

얼어붙은 인간을 한 번 더 되살리는

빛과 열은 어디에 있는걸까.

다다는 기도하듯이 생각했다.

 

 

 

한가로이 비가 오는 날... 자신이 남자친구에게 받은 다이아보다 친구가 받은 다이아가 더 크다며 잠시 숨겨달라는 의뢰인, 다다는 거부하고 싶었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반지를 꿀꺽 삼켜버린 교텐때문에 상상하기도 싫은 난감한 상황이 벌어집니다. 글을 쓰고는 있지만 이 이야기의 묘미는 독자의 상상력에 달렸겠지요?

 

이번에 특히 주의깊게 봤던 이야기는 바로 야쿠자 호시였어요. 동네 시장의 권리를 둘러싼 야쿠자의 권력다툼과 충돌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어린 나이의 우두머리인 호시는 아주 잔혹한 행위를 일삼고 있어요. 하지만 무척 다른 이면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사랑하는 여인에게만큼은 온화함을 보여주고 아침상을 차려주는 따뜻함, 무엇하나 흐트러짐없는 성실함을 가지고 있었어요. 게다가 거추장스러운 다다 심부름집의 두 남자에게는 차갑지만 매정하게 굴지않는 나름의 의리도 지키고 있고요. 이들의 관계가 끝까지 이어질지 정말 궁금하게 만듭니다.

 

또 하나... 초등5학년인 다무라 유라... 전편에서 마약사탕의 중간책이 되었던 친구죠. 제대로 돌보지 않는 부모님은 유라와의 약속은 쉽게 무너뜨리고맙니다. 이 어린 소년이 누구를 의지하고 믿어야 할까요? 이런 사연은 만날때 마다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어쩌면 <마호로 역 번지 없는 땅>은 책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웃의 사정일 수도 있어요. 그저 모르고 지나치는 이웃들... 하지만 마호로의 마을은 이 모든 이야기들이 다다 심부름집의 변변찮은 두 남자와 연결되어 있답니다. 왠지 흐뭇하고 자연스레 미소지을 수 있는 우리의 이야기... 마지막 <마호로 역 광시곡>에서 어떤 따스함이 펼쳐질지 무척 궁금한데요? 살짝 비밀을 알려드리자면 다다에게 핑크빛 로맨스가 솔솔 뿜어지고 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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