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도끼다 (10th 리미티드 블랙 에디션) - 특별 한정판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 책은 도끼다 』

박웅현 / 북하우스

 

 

 

 

요즘 책을 들고다니는 저를 보면서 부모님은 말씀하십니다. 학생때 저렇게 책을 읽었으면 뭐라도 됐겠다구요. 처음에는 듣기 싫었는데 최근에 하고자 하는 일을 준비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미리 준비하지 못했음에 아쉬움이 느껴지면서 "그 잔소리를 학생때 좀 해주지~"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하지만 하지않았을 겁니다. 왜냐하면 책이 싫었거든요. 교과서에 나오는 필독도서를 찾아 의무적으로 읽는데... 하얀 것은 종이고 검은 것은 그저 글씨구나~란 생각밖에 안들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즈음에 이야기를 기가막히게 재미있게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났거든요? 그런데 그게 소설 속 이야기라는 거예요. "나도 분명 읽었는데 그게 이렇게나 재미있는 이야기였어?"라고 말하며 다시한번 읽었는데 그렇게 재미있더랍니다.

 

이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이유는 바로 <책은 도끼다>에서도 그때와 같은 기분을 느꼈기 때문인데요... 저자가 소개한 도서 중 제가 읽은 책은 틈새에 끼워놓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외에는 한권도 없다는 점, 알고 있고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이 책들 중에서 왜 한권도 없는지 리스트를 봤더니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했거나 그림같은 문체로 오랜시간 사색이 필요했던 책이였어요. 바쁘다는 핑계로 문장이 전해주는 아름다운 것들을 지나쳤기에 이해할 수 없었던 거지요.

 

 

 

 

읽는 책마다 좋은 글은 메모하고 다 읽은 후에 따로 정리를 해 놓는 저자는 다독은 아니지만 정독으로 책의 깊이를 헤아린다고 합니다. 판화가 이철수 작품을 소개하면서 사람들은 같은 것을 보더라도 다를 걸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사람의 힘이라며 그것이 왜 좋은지 '울림'을 공유하기 위해... 얼어붙은 감성을 깨뜨리기위해 <책은 도끼다>란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총 7강 중에 가장 인상깊게 읽었던 부분은 '김훈의 힘, 들여다보기'였어요.

 

 

매화는 질 때, 꽃송이가 떨어지지 않고

꽃잎 한 개 한 개가 낱낱이 바람에 날려 산화한다.

매화는 바람에 불려가서

소멸하는 시간의 모습으로 꽃보라가 되어 사라진다.

 

 

김훈 작가의 책을 쉽사리 손대지 못했던 이유가 속독하는 습관으로 여러번 반복해서 읽어야 했기때문인데 생각해보면 머릿속에 아름드리 그려지는 문구인데 왜 그려내지 못했을까요... 특히 저자의 친절한 설명으로 더욱 도드라졌던 아름다움이었고, 봄이 되면 눈꽃길을 걷지않은 사람이 없을건데 눈에 보이는 자연의 현상을 글로 표현했다는 것 자체가 천재작가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했어요. 그래서 저자는 속독보다는 정독을 하고 재독하기를 권유합니다.

 

 

 

목련은 등불 켜듯이 피어난다. (...)

목련꽃의 죽음은 느리고도 무겁다.

천천히 진행되는 말기 암 환자처럼,

그 꽃은 죽음이 요구하는

모든 고통을 다 바치고 나서야 비로소 떨어진다.

펄썩, 소리를 내면서 무겁게 떨어진다.

 

 

그려지시나요? 목련의 꽃말은 이룰 수 없는 사랑입니다. 김훈 작가가 그려낸 글귀와 너무나 어울리지 않나요? 봄의 시작을 알리듯 피어나는 목련은 색이 바랜다음에 꽃잎이 떨어지지요.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하면서 저자는 광고인답게 한마디 더 살을 붙입니다. "읽고 싶죠? 사고 싶죠?"라고 말이죠. 현장 강연의 열기는 얼마나 뜨거울지 상상이 갑니다.

 

 

 

'알랭 드 보통의 사랑에 대한 통찰'에서 그가 보여준 사랑에 관한 통찰은 저자가 '이 친구가 미쳤구나'라는 평을 하기도 했는데 인간의 사랑이 욕망이며 기초되는 몇가지의 호감을 발견해 관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이상형에 끼워맞춰 하나씩 의미를 부여하며 운명적인 사랑이라 말하지만,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면 바로 실망한다는 점... 이런 이상과 현실의 사랑을 가감없이 보여줍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선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는 결코 가볍지 않은 사랑은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었다는 저자와 평소에 읽던 책과 다른 형식이라서 당황스러웠다는 학생은 참을 수 없는 독서의 어려움이였다며 우스개 소리도 나눴답니다.

 

 

자~ 그럼 제가 책을 읽고 글을 남기는 이유는요... 삶의 간접경험을 통해 나와 마주하고 나만의 삶의 방식으로 전진하기 위해서 책을 읽고 그 생각과 다짐을 잊지않기 위해 이렇게 글을 남기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무엇이 되었든 나의 삶은 나로 인해 변하기 때문이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책을 읽고 견해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아무리 삶의 주체가 나라고 해도 우리내 삶은 어우러져 살아야 하기에... 이 책을 통해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고정적 관념을 깨뜨리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럼 저자가 소개한 책을 한 권씩 만나러 가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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