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야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207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지음, 박은정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직한 도둑

은둔자처럼 지내던 집주인에게 요리사이자 세탁부이자 가정부인 아그라페나가 찾아와 부엌옆에 있는 방에 세를 놓자고 제안한다. 그렇게 들어온 퇴역한 노병 아스타피 이바느이치는 재미있는 이야기꾼이었다. 어느날 두 사람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태연히 도둑질을 당한 그들은 저녁시간에 앉아 예전에 만났던 '정직한 도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선술집에서 만난 친구... 예멜랴는 술주정뱅이에 방탕하고 게으르기까지 했던 그는 아스타피 이바느이치에게 들러붙어 숙식을 해결하기 시작한다. 짜증났지만 처지가 불쌍했던 예멜랴를 받아들인 그는 어느날 승마바지가 없어진 걸 확인하고 예멜랴를 의심하기 시작하는데...

온순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한 것인가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한탄이었던 것일까? 바지가 발이 달려 자취를 감췄다는 말에 그럴수도 있다고 대답하는 것이나 괜한 눈치에 그건 절대 훔치지 않았다고 선수치는 말이나... ㅎㅎ 꼭 어린 아이와 같은 그에게 어쩌면 연민의 정을 느껴 손을 내밀었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별것 아닌 이야기같지만 남의 것을 탐하는 자의 내면을 보면서 뻔한 결말을 보듯 자신과도 마주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이야기였다. 정직한 삶?? 그게 뭐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