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바다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사자의 심장을 가져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민우영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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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만났던 <노인과 바다>에서는 거침없는 세상과 맞선 노인의 끝없는 도전과 삶의 허무에 대해 이야기하며 현재 버겁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있는 우리의 현실에 대해 생각을 나눴었다. 그리고 다시만나는 이 책에서는 소년과 노인의 관계 속에서 현재 우리의 삶이 이제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생각해보고자 했다.

 

 

 

 

 

 

매년 김장을 해서 집으로 보내주던 엄마가 이제는 도와주는 사람이 없어서 힘들다며 같이 하자는 전화가 왔다. 부랴부랴 준비해서 엄마집으로 향한 나는 매년 김장철마다 찾아와 함께 정을 나눴던 할머니의 부재를 알게 되었고, 몸이 편찮으셔서 올해는 못오실거라는 엄마의 걱정섞인 말에 할머니 댁을 찾았다. 가난하고 불우했던 어린시절... 일이 생기기만 하면 집에 달려와주고 맛있는 간식거리라도 하나 있다 싶으면 본인 입에 들어가는 거 하나없이 우리집으로 가져오셨던 할머니... 매일 봤을때는 몰랐는데 오늘 마주한 할머니는 지쳐보이고 너무나 늙어있었다. 얼굴 가득한 주름과 했던 말을 반복하는 치매증상에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꿋꿋히 참으며 발걸음을 돌렸는데... 곧 죽을 날만 남은 늙은이를 찾아줘서 고맙다며 눈물을 훔치시는 할머니를 보고 결국 뒤돌아달려가 두 팔 가득 안아드리고 왔다. 또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하며 그 약속을 지킬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노인과 바다>에서도 오랜 기간동안 물고기를 낚지 못하는 노인은 더이상 의지할 필요가 없다며 소년의 부모는 소년을 그 배에서 내리게 한다. 연민이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년은 바다에 나갔다 빈손으로 돌아오는 노인을 못 본 척 할수없어 무거운 짐을 덜어주기도 한다. 소년에게 노인은 어떤 의미의 삶이었을까? 그리고 포기할것도 같은데 끝까지 바다에 나가 거대한 청새치와의 사투를 벌인 노인의 심경과 의지는 도대체 어떤 것이었을까? 이런 두 사람만을 보며 이 책을 읽어나갔다.

84일째 물고기를 낚지 못한 노인... 다음날,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던 소년 덕에 아침을 든든하게 보낸 노인은 그날 엄청난 크기의 말린(=청새치)을 잡게된다. 그리고 이틀간의 사투끝에 배에 묶어 항구로 향하는 중에 상어를 만나 또한번의 시련을 겪고 만다.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하지는 않는거라던 노인을 죽을 힘을 다해 항해를 마치게 되지만 배에 남겨진 것은 말린의 머리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노인을 무시했던 뱃사공들은 머리의 크기만을 보고 경의에 찬 표정을 짓고마는데....

사람에 대한 신념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거침없는 의지의 원동력이 되는 듯 하다. 포기하지 않고 힘을 냈노라고... 그래서 더욱 빛났다고... 마음 깊이 새겨지는 신념의 힘! 말이다. 물고기를 낚지 못한 노인이 항해를 포기하고 더이상 바다에 나가지 않았다면 노인에 대한 소년의 동경은 쉽게 꺾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노인을 보며 소년은 앞으로의 자신만의 삶의 항로를 그렸던 건 아니었을까? 노인 또한 소년의 신념이 없었다면 다시 바다에 나가지 않았을 것 같다. 절망하지 않는 나를 통해 소년의 삶에 작은 빛이라도 되어줄 수 있다는 희망때문에 기꺼이 거친 바다로 나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 아마도 그런 이유였던 것이다. 겉으로 드러내 보이진 않았지만 두 사람은 무언의 신념으로 연결된 관계였다.

나이가 들어 세상에 더이상 필요한 존재가 되지 못한다고 느꼈던 할머니의 눈물... 그 뜨거운 눈물이 마르기전에 포기하는 삶보다는 행복으로 가는 마지막 길이 될 수 있도록 많이 힘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또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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