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아시자와 요 지음, 김은모 옮김 / 검은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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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적대시 한다는 건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눈치채기 마련이다. 어쩌면 대놓고 감정을 보이는 사람이 편할만큼 인간관계에 있어서 타인의 마음을 옅본다는 건 어려운 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닌것이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만큼이나 어려운 족속들이 없다. 성격도 제각각이라 어떤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고 정도의 경계도 달라 실례의 정도를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이렇기에 현대에 개인주의자를 선언하며 타인의 눈높이보다 나 자신의 삶을 찾으려는 이들의 이야기가 쉼없이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는 다섯 편의 미스터리 단편이 들어있다. 악의를 품었지만 겉으로는 절대 드러내지 않으며 철저히 고립된 삶을 살았던 이야기 책의 제목이기도 한 '용서는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조용히 덮기위해 모종의 계략과 움직임으로 철저히 숨기려했던 '목격자는 없었다', 자신만의 기준으로 사랑하는 아이의 삶을 움켜쥐었던 '고마워, 할머니', 범죄자의 가족이란 이유로 강박에 시달리며 스스로 벼랑끝에 서게했던 '언니처럼', 죽고나서 걸작을 만들어 낸 '그림 속의 남자'... 이야기의 단편을 통해 지금도 어딘가에 존재하고있는 고립된 인간들은 자신이 설 자리를 찾기위해 전쟁과도같은 삶을 찾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은 바로 언니처럼... 책 속의 주인공처럼 아이의 엄마라서 그런지 읽는내내 마음이 아려왔다. 어릴적 동경의 대상이 되었던 언니, 언니처럼 살고 싶었던 동생은 어느날 충격적인 소식을 듣는다. 친모의 학대로 3세 여아 사망... 조사를 통해 그동안 지속적인 학대가 있었으며 용의자는 모든 것을 인정했다는... 바로 언니의 사건이다. 도저히 믿을 수 없었고 범죄자의 동생이란 낙인이 박혔으며 남편과도 관계가 소홀해졌다. 문제는 자신의 딸... 잘 키워보려고 했지만 엄마가 하는 말에 무조건 '싫어!'라고 하면서 자신의 고집을 꺾지않는 아이는 자기학대까지 하는 아이로 변해가고 있었고 참지못한 그녀는 결국 아이에게 손을 대고 말았다. 한 번 손을 댔던 건 시작일뿐... 점점 변해가는 자신이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과연...

이젠 뉴스에서도 종종접하는 아동학대문제는 모든 사건이 사회의 무관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럼에도 부모란 이름의 어른은 매번 최선을 다하려 노력하는데 그조차도 나약한 의지에 무너지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하지만 지속적 도움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자들은 취약계층에 속해있다. 누구는 도움만 바라며 아무것도 시도하지않는 그들을 욕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마다의 사정이 다 다르니 이는 누가 옳고 누가 그르다는 것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저자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 단편에 그려내면서 궁지에 빠진 이들을 돌아보고자 했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립된 이들이 왜 자꾸만 어둠 속으로 걸어들어가는지...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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