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바퀴벌레 』

이언 매큐언 / 문학동네

"짐 샘스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거대 생물체로 변신해 있었다." 혹시 이 책의 소개를 먼저 만난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인가?'라고 생각할테지만 당연히 아니라고... 변신운 모티프로 그린 것이긴 하지만 <바퀴벌레>는 정치풍자극으로 인간 세상 속에 침투해 교묘한 사탕발림으로 의회를 장악하는 이야기다.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의 영국의회지만 정치인들의 행보는 역시나 다를바 없다. 문제는 국민을 현혹시켜 지킬 수 없는 약속을 하고 권력을 장악한 뒤 교묘하게 말을 바꾼다거나 다른 사유로 인한 실행불능으로 치부하게 만드는 모습에 혀를 차게 만들었던 '바퀴벌레'...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본질은 하나!! 제대로 뽑지않으면 언제 망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위에서 말한 짐 생스는 바로 바퀴벌레의 이름이다. 변신과는 반대로 바퀴벌레가 눈을 떳을 때 거대한 생명체로 깨어난 것이 인간의 몸... 게다가 영국총리로 변신한 짐 생스는 종족의 미래를 위해 인간 세계의 분쟁을 계획하고 있다. 그렇게 의회로 향한 짐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관료들의 정체도 바퀴벌레임을 알게 된다. 외무장관 베네딕트 세인트존을 제외하면...

현재 영국 국민은 국가에 대한 불만이 치솟아 있었기에 짐은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정책을 추진하기로 한다. 국민이 거부할 수 없는 명분으로 돈의 방향을 돌리는 '역방향주의'를 공략에 내세우는데, 문제는 돈이 있는 자는 많은 세금을 내고 일을 해야하며 없는 자의 부의 비축을 위해 여유시간을 물건을 구매하도록 추진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내놓는다. 더 큰 문제는 어차피 빈곤층은 더이상 잃을 것이 없고 귀가 먼 노령층은 시간을 되돌린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결국 국민투표에서 승리를 거두고 마는데..... 한편 의회에 유일한 인간인 세인트존은 미투사건에 연루시키기까지...

황당하기 그지없고 눈앞에서 코 베인격이었다. 인간의 모습을 흉내 낸 파렴치한 바퀴벌레들이 어디서 못된 것만 배워가지고 거침없이 인간들을 농락했다는 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불안하게 살고 있는 지금의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신랄하게 보여준 <바퀴벌레>는 우습지만 결코 웃을 수 없었던 이야기였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