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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디파 아나파라 지음, 한정아 옮김 / 북로드 / 2021년 11월
평점 :
『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 』
디파 아나파라 / 북로드
잃어버린 나의 정령이 결코 잠들지 않기를...
인도라 하면 힌두교를 숭배하지만 원시적 신앙을 추앙하면서 인간의 한 생을 찰나로 표현하는 철학적 사상이 깊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오래도록 지속된 인구증가와 기후변화는 심각한 빈부의 격차를 만들었고 극심한 가뭄과 스모그로 인한 오염은 그들의 삶을 더욱 악화시켜 나갔다. 바로 그 모든 사회문제가 이 책에 들어있다는 것...
<보라선 열차와 사라진 아이들>은 인도 빈민가에서 번번히 벌어지고 있는 아동 실종문제를 담고 있는데, 저자의 말에 따르면 하루에 180명 가량이 실종되고 있다고 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빈민촌의 아동실종은 관심없거나 경찰에 신고해도 무시당하기 일쑤였다. 다만, 범인이 체포되었거나 아주 잔혹한 범행으로 이슈화되기 전까지 그들의 목숨은 파리만도 못한 취급을 받는다는 아픈 현실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추리소설로 그렸다는 것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무수히 많은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기때문이 아닐까 싶다.
보라선 열차의 마지막 종착역, 인도의 빈민가에 살고 있는 자이라는 소년은 주위에 살고 있는 아동의 실종사건을 해결하고자 일명 보라선 정령 순찰대라는 탐정단을 만든다. 조금은 어이없겠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고작 아홉 살이기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온 동네가 시끌했다. 밖으로 나가보니 말더듬이 친구 바하두르가 실종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일곱 명의 아이가 연속으로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경찰의 손에 가진 돈을 전부 쥐어주지만 그들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소외된 빈민가의 처절한 삶... 무식하게 자식만 낳고 지키지도 못한다며 오히려 타박하는 그들의 공권력은 가난한 자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한다.
그렇기에 아홉살 소년 자이는 텔레비전에서 봤던 '경찰 순찰대'를 통해 나름 추리력을 쌓았다는 생각에 직접 해결을 하고자 선두에 서기로 한다. 단짝친구 파리와 파이즈를 조사단으로 고용해 주변인물부터 수사하기 시작하는데...
현대 사회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의 인권문제는 인도의 문제만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인해 드러난 세계의 모든 취약계층은 아픔과 굶주림은 기본이고 가난에서 벗어날 순 없지만 끼니를 때우기위해 작고 큰 사건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로인해 발생하는 범죄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점... 특히 인도에서 빈번하게 벌어지는 아동의 성범죄나 인권 유린은 오랫동안 해결짓지 못한 사회문제이기도 하다. 게다가 가난의 세습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인 것처럼 빛이 보이질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자이라는 아이를 통해 작은 희망의 불씨가 꺼지기 않기를 간절히 바랐던 소망을 담아냈던 게 아닐까 싶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