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중록 외전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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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의 황재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머리의 비녀다. 아름다운 뒷태는 모두의 마음을 뒤흔들정도로 매혹적이지만 그녀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집요한 현장 판단과 추리력은 가히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는데,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으로 남장의 모습을 한 채, 신분을 숨기고 황실에까지 들어간 황재하... 그곳에서 만난 이서백은 매우 차갑고 냉담하지만 그녀의 매력에 서서히 빠져들게 된다.

잠중록을 처음 만났을때, 예리한 분별력과 거침없는 사건의 전개에 손에서 책을 한번도 내려놓지 않고 단숨에 읽어나갔던 기억이 생생하게 생각난다. 사극로맨스에 미스터리 장르까지 섭렵한 잠중록은 단단한 스토리도 매력적이지만 인간적인 이해와 감정의 교류를 무엇보다도 특별하게 묘사하고 있어 조금 더 마음의 동요가 일었던 것 같다. 네 편의 작품을 끝으로 더이상 만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독자의 심경을 알았는지 <잠중록 외전>을 출간하였다. 마지막까지 사건에 휘둘리는 황재하를 만날테지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거침없는 애정을 보여주는 이서백의 설렘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기분좋은 떨림을 안고 읽기 시작했다.

 

 

 

 

혼례를 보름 앞둔 어느날... 이서백과 황재하 앞에 왕온의 칼을 들고 찾아온 이가 있었다. 왕온은 과거 재하를 마음에 두고 있었던 인물로 그들의 행복을 빌며 돈황의 충의군 절도사로 가게 되었는데, 두 사람을 죽이고 자취를 감췄다는 누명을 쓰게 된다. 이서백과 황재하에게 왕온은 굳은 신의의 친구였기에 이대로 외면할 수 없어 재하는 사건해결을 위해 그곳으로 떠나게 된다.

기이하고 괴상한 일은 두 사건이 같은 시각에 일어났고 범인으로 지목한 이는 왕온, 한 사람이었기에 꼬여진 매듭을 푸는 것은 쉽지 않았다. 두 사건 모두 왕온으로 변장해 벌인 일이라 말하지만 그렇다면 왜 터무니없이 같은 시간에 이같은 일을 벌인건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도대체 이 사건으로 이득을 보는 사람이 누구일까? 얽히고설킨 관계 속에 풀리지 않을 것 같은 진실... 하지만 황재하 그녀가 누구인가? 머리에 꽂은 비녀를 뽑아 사건을 술술 풀어내는 천재적 해결사가 아닌가... 게다가 어디에 있던지 그녀가 위험의 순간마다 나타나 멋지게 구해내는 이서백이 있기에 긴장의 순간에도 전혀 걱정없이 페이지를 넘겼다. 과연 그들은 모함에 빠진 왕온을 구출하고 무사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지...

사랑하는 이를 먼 곳으로 보내면서 '나의 기왕비 전하'라며 무사귀환을 속삭이는 이서백의 모습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차갑지만 그녀에게만 멋진 이서백... 로맨스의 정석대로 한 여자만 바라보고 헌신하는 그의 모습에 기분좋은 떨림은 자연스레 미소를 짓게 했다. 수줍게 어깨에 기대며 애정을 표현하는 황재하도... 그런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럽고 예뻤다는 사실... 읽으면서도 왠지 끝이 아닐거 같은 아쉬움때문에 아주 느릿하게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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